아내가 한 번씩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몇 일만이라도 조용히 있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소망이 있다. 나는 그 때마다 "그럼 다녀 와요."라 대답한다. 그렇지만 아내는 한 번도 혼자서 떠난 적이 없다. 항상 나, 아이들,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였다.
우리 삶이라는 것이 그렇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끔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나 숨겨진 은자처럼 살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목적도 없이, 일정도 없이 그냥 혼자가 되어 보고 싶은 것이다. 혼자가 된다고 해서 꼭 외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달리는 것처럼 혼자가 되는 동안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무언가가 변해서 삶의 방향을 찾거나 활력을 되찾거나, 무엇인가를 받아들이거나 놓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현실의 나로 돌아오는 것이다.
외로움을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가끔 혼자가 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그것이 시간이 정해진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처럼 혼자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필요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30분이든 2시간이든 정해진 시간만큼 일시적으로 혼자 지낼 것임을 분명히 밝히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나의 감정적 또는 신체적 부재를 견디기가 훨씬 쉬워진다. 인생살이의 고독과 외로움, 공동체 생활과 도움 주고 받기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과 같다.
혼자거나 함께 함으로써 계속 움직여 내 삶의 본질 안으로 더욱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방향을 분명히 잡고자 할 때는 "내가 다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문해 보면 된다.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 옳고 그름에 대한 나의 판단도 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과 내가 세상을 보는 법이 바로 혼자서 길 위를 헤매며 안전하다고 느낄 만큼의 확신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나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원한다.
애매모호하거나 위험한 것은 싫어하지만, 마음의 빛이 비추어 주는 것은 진짜 세상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때로 나는 안락함과 안정을 뒤로 할 때도 있다. 외로움이라는 깜깜한 어둠 속이 아니면 찾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혼자 달리다 보면 나의 달리기 중독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더 중독될 것인지 중독을 극복할 것인지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 수양을 하고 싶으면 명상을 배우게 되고, 어떤 사람을 용서하고 싶다면 나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자유를 느끼며 능동적인 인생을 살고 싶으면 네 다섯 살 짜리 손자와 함께 달리기를 하면 된다. 인생을 산이 아니다. 겸허해지는 과정인 혼자 있는 외로움의 진면목을 깨달은 겸허한 사람들일수록 더욱 인간적인 만능선수형 사람들임을 알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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