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대로 거두리라",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은 자신이 저지른 일의 결과는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업(業, 카르마, karma)이라는 말로 몸과 입, 그리고 마음으로 짓는 선하거나 악한 언행의 미래에 나타나는 결과를 의미한다.
지금 나 자신의 언행의 결과가 나 자신에게 되돌아오니까 그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자업자득이란 말을 사용하게 된다. "지금 나의 존재는 내가 전생에 했던 일이 만든 것이고, 다음 생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만든다"는 말이다.
내가 지금 어려운 생활을 하는 것은 과거에 했던 업의 소산임을 이해하고, 나에게 주어진 처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하여 다음 생의 미래를 더욱더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라는 것이다.
업이 마치 선악의 인과를 뜻하는 말로 이해되고, 나 자신의 업은 "내 탓이오"라는 자책의 말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이 윤회하는 삶을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간주되는 것도 이런 의미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차용하여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라"고만 가르치는 종교적 뉴앙스만으로 제한되지 않고, 생명체의 삶을 규정하는 자연과학적 사실도 이런 업의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가 유전자의 생리적 작용이다.
유전자는 과거의 생명체들이 살아온 과정이 기억되어 이후 살아갈 신체를 만드는 기전이다. 과거의 경험이 유전자에 그대로 저장되지는 않지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과거 생명체들의 역사가 집적된 것임은 분명하다.
생존에 유리했던 것들이 살아남아 그들의 형질이 후대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진화고, 그 진화의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의 신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들이다. 유전자의 이런 힘은 업의 힘이고, 유전자의 제약은 업의 제약이다.
내가 남기는 자손들을 통해 미래의 삶으로까지 내 삶이 이어지며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세상의 삼라만상과 모든 현상은 중생의 업(業)에 의하여 생겨나거나 또는 그런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말하는 업감연기(業感緣起)라는 말로 표현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업의 잠재력이 모든 현상을 일으킬 때의 연기는 조건에 맞추어 일어남을 의미하기보다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연기와 약간 다는 의미를 가진다. 여러 생을 넘나드는 윤회나 유전의 관념 없이도 자업자득이란 업의 법칙은 냉정하게 작용한다.
어떤 이유로든 누군가 악담을 했다면 그 말을 들은 상대는 그냥 있을 리 없고, 그 또한 화가 나 악담이나 악행으로 갚아줄 것이다. 반대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면 그것을 아는 이들이 우리에게 다시 호의를 베푸는 식으로 되돌려줄 것이다. 그러니 착하게 살자.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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