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국의 크고 작은 사찰에서 많은 불교인들이 모여 부처님 오신 날의 봉축 법회를 열고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불교적인 사고의 바탕은 우리 몸과 정신은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그런 에너지의 본질은 생명과 관계 없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하고 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면 변화하고 벗어나는 것은 반대가 될 수 있으며, 그런 벗어남이 없다면 하던 것만 계속하게 되어 설령 그것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하더라도 자유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업과 연기는 하나로 결합하여 작용할 때조차도 실은 상반되는 방향의 힘을 가동시키게 된다. 연기가 타고난 본성이라고 믿었던 것조차도 내가 만드는 조건에 때라 아주 다른 것이 되게 한다면, 업은 본성이 아닌 것조차도 본성처럼 몸과 입, 의지에 달라붙어 관성적 언행을 만들어낸다.
내가 일상적으로 만들어내는 관성적인 힘을 사람들은 나의 평소 '성향'이라고 한다. 업의 논리는 조건이 달라져도, 심지어 다른 생이 되어도 하던 것을 반복하고 지속하게 하는 힘을 행사한다. 반면에 연기는 조건이 달라지면 아무리 강한 업의 힘도 다른 본성으로 바뀌게 된다.
본성도 달라지는데, 업의 힘이 달라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경제적 보시를 하는 선행도 어떤 조건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동남아 불교 유적지에 가면 적선을 구하는 아이들에게 돈을 주지 말라고 한다.
그들의 가난과 어려움을 생각해서 주는 돈이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에서 공부하는 대신 유적지를 돌며 적선을 구하는 생활을 하게 만들어 그런 관성의 힘이 모여 그들을 계속하여 구걸하는 거지로 살게 만들기 때문이다.
좋은 일은 좋은 업을 낳고, 나쁜 업은 나쁜 업을 낳기 때문에 좋은 업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적선에 매달리게 하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의도를 가진 행위가 조건에 따라 뜻밖의 '악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님에도 연기의 개념이 중요한 것은 나쁜 업의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업의 힘, 관성의 성향의 힘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연기의 개념과 더불어 열리게 된다.
과거의 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업을, 새로운 성향을 만들어내는 것은 연기의 개념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현재의 안 좋은 삶을 과거의 업 탓이며, 다음 생을 기약하며 주어진 현재의 삶들을 묵묵히 받아들여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다.
과거의 삶은 결과가 무엇이든, 지금 어떤 조건을 만났는가에 따라 혹은 지금 살아가는 조건을 어떻게 바꾸어 가는가에 따라 현재의 삶도, 미래의 삶도, 심지어 과거의 삶조차도 다른 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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