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거나 마라톤 대회나 사이클 경주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그런 활동이 그들을 '지금' 속으로 밀어 넣어 그 순간 만큼은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에는 시간으로부터, 인생사의 갖가지 문제로부터, 생각으로부터, 개성의 짐으로부터 벗어나 그 어느 때보다 현재의 순간에 살아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단 1초만 비켜 나도 죽음으로 이어질 것같은 강력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불행하게도 그런 분들은 살아있음에 대한 강렬한 충동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특별한 행동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히말라야나 아이거북벽이나 올라가야만 현존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바로 그런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
선승들은 '지금 바로 이 순간'의 충만함이야말로 영적 수준으로 들어가는 열쇠라고 보았다. 그런 가르침이 일반에 보편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성경에서도 들을 수 있는 구절이 있다. "내일 일은 오늘 걱정하지 말고, 내일에 맡겨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이 지닌 깊이와 근본 원리가 제대로 알려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런 가르침을 실천하면 심원한 내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 같다.
참선이나 명상의 핵심은 무당이 날카로운 칼날 위를 걷듯 예리하게 의식이 깨어있는 것으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순수하고 완벽하게 깨어 있음으로써 그 어떤 문제도, 고통이나 번민도, 진정한 내가 아닌 것은 무엇이든 내 안에 살아남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는 시간이 없는 차원에서 내가 지닌 모든 문제가 녹아 없어지는 이유는 고통이나 번민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 이 순간'속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란 말의 맥락도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 이 순간,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와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으며, 삶의 문제는 마음의 차원이 아니라 그런 마음의 느낌은 시간이란 개념이므로, 시간 없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지금 현재 이 순간'뿐이다. 시간은 그런 빛이 나에게 도달하는 것을 가로막는 유일한 장애물이다. 마찬가지 이치로 삶과 마음의 진실에 다가는데 있어서 시간보다 더 큰 장애물은 없다는 의미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들판과 산의 풀과 나무를 보면 현재만이 영원하며 과거와 미래는 상상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바람과 햇빛을 받아 출렁거리며 반짝이는 물결 또한 똑같은 현재의 연속성을 전해주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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