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2-15]왜 마음은 시시때때로 흔들리는가: 색(色)과 공(空)은 하나다
윤회한다는 것은 결국 괴로움이므로 영원히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이나 극락 왕생을 더 중요시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승 다음의 저승에서 생명이 어떻게 전개되는가 하는 관심보다 현실의 삶에서 한 생각 한 생각을 깊이 다스려서 언제나 고요한 열반의 세계나 불국토(佛國土)에 있는 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점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마음이 번뇌로 가득차 있는 것이 곧 지옥이고, 탐욕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아귀이며, 어리석음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축생이라고 보는 등, 이 순간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끊임없이 육도를 윤회한다고 보았다. 특히, 신라 원효(元曉)대사는 윤회의 원인을 일심(一心)에 대한 미혹이라고 보았다. “일심 외에 다시 별다른 법이 없으나 다만 무명(無明)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일심을 알지 못하고 갖가지 파도를 일으켜서 육도를 윤회한다.”고 하였다. 곧 일심을 깨달을 때 윤회를 면하여 해탈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진 것이 아니라 결국 물이 얼름으로 나타났다 얼음이 물로 나타났다 할 뿐이다. 바다 파도의 높이가 비록 산더미 같아도 바다의 성분을 떠난 파도는 있을 수 없다. 파도의 높이에 따라 보이는 현상이 다르더라도 그 본질은 바다인 것이다. 우주 만사가 다 인과 연의 화합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연(緣)에 따라 순간마다 변화하는 것이다.
지금 이승에 있음으로 해서 저승이 없는 것이 아니라 죽으면 저승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이승과 저승이 서로 다른 상반된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모습으로 통합되어 지는 것이다. 즉 있음과 없음을 초월한 중도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라는 말이다. 선과 악, 삶과 죽음, 정신과 물질, 이 모든 것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나에게 선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악이 될 수도 있다.
약과 독도 연에 따라 약이나 독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 약 속에도 독이 있고, 독 속에도 약이 있는 법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의 고사처럼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도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이다. 화 속에 있는 복을 볼 줄 알면 화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화 속의 복을 끄집어 낼 수 있다. 또한 복 속에 화가 있음을 알면 복을 누리더라도 어떻게 화를 피할 수 있을지 미리 그 길이 보여 대비하게 된다. 항상 좋은 일 속에 나쁜 일이, 나쁜 일 속에도 좋은 일이 함께 있음을 알아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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