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2-13]왜 마음은 시시때때로 흔들리는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지혜, 반야란 무엇인가?
"육조단경"이란 책에 "반야(般若prajna)란 곧 지혜다. 매 순간 모든 생각이 어리석지 않고 항상 지혜를 갖추어 움직이는 것을 반야행(般若行)이라 한다. 한 가지 생각이라도 어리석음에 빠지면 반야는 사라지고. 한 가지 생각이라도 지혜로우면 곧 반야가 나온다. 사람들은 마음 속이 항상 어리석으면서도 '나는 닦는다'고 말한다. 반야는 형상이 없으니 지혜가 생겨나는 것이 바로 반야다."라고 했다.
반야는 지혜가 맞지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지혜가 아니라 속세를 벗어나 번뇌를 철저히 떨쳐낸 지혜다. 속세를 벗어난 지혜란 선정에 들어서 얻게 되는 모든 현상을 두루 아는 성문(聲聞)·연각(緣覺)의 지혜인 일체지(一切智).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모든 수행을 두루 아는 보살의 지혜를 의미하는 도종지(道種智). 그리고 모든 현상의 전체와 낱낱을 아는 부처의 지혜인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반야라 한다.
부처님께서 성불한 과정을 보면 최종적인 반야는 윤회, 업력, 사성체(四聖諦) 등 몇 가지 지혜를 깨닫는 것이다. 반야심경의 첫 구절에 나오는 '깊이 행한다(행심 行深)'가 선정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다면 관자재보살의 깨달음은 부처님이 성불하신 과정과 완전히 일치하게 된다. 선정을 통해 반야로 들어가 오온이 공함을 비추어보고 자신과 중생을 모두 고통에서 해탈시켰다.
그러나 해탈하지 못한 우리들은 현실이 산처럼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그물이 우리 몸을 칭칭 휘감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영웅처럼 현실에 도전하거나, 아니면 이미 죽은 노인처럼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현실을 나 자신의 몸 밖에 있는 사물이나 에너지로 생각하고 그것들을 바꾸려고 한다면 좀처럼 바꿀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현실이 문제가 되어 마음을 짓누르고, 인생이 이토록 고달픈 것은 모두 잔인한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루하루,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골치 아픈 인간관계에 얽매이고, 일하는 환경에 염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니 현실을 원망하며 꾸역꾸역 한 평생 살아가게 된다. 이럴 때 생각을 바꾸면 나와 현실의 관계도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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