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4]나의 삶이 항상 고달픈 이유: 오온이 바로 나의 생명과 자아를 나타낸다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인 오온의 집합을 통해 생명과 자아를 해석하신다. 물질인 색온(色蘊), 감각 인상인 수온(受蘊), 지각 또는 표상인 상온(想蘊), 마음의 작용인 행온(行蘊), 마음인 식온(識蘊)의 영향 상태에 따라 모든 생명의 이런 저런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5가지 요소의 집합 가운데 고정되어 변치 않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오히려 다섯 가지 요소들이 다 모이게 되면 '공'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은 반야심경에서도 중요한 개념이지만, 불교 전체로 보아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공은 불교의 핵심이다. 그런데 공이 도대체 무엇인가? 공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장소, 텅 빈 방을 뜻하기도 하고 우리 영혼이 오염되지 않는 것을 상징한다. 또 나 자신을 비롯해 모든 생명이 실제로 존재하는 주체가 없으며, 인연에 따라 생겼다가 다시 인연에 따라 사라진다는 '무아(無我)'의 의미도 있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 어떻게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논할 수 있겠나? 그러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바로 '나는 누구인가?"이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무소유(無所有)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가 행복의 조건이라 하셨듯이 내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처럼 놀라운 생명의 신비가 바로 무소유의 상태이다.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행복한 가락이다. 이런 빈 마음을 무심(無心)이라 한다. 빈 마음이 곧 나 자신의 본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게 되는 것이다. 오온이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지혜를 깨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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