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2]나의 삶이 항상 고달픈 이유: 자아는 마음 상태의 집합이다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불이여, 물질이 허공과 다르지 않고 허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므로 물질이 바로 허공이며, 허공이 바로 물질이니라. 이와 같이 중생들의 느낌과 따짐과 저지름과 버릇들이 바로 부처님의 밝은 지혜이며 부처님의 광명지혜가 바로 중생들의 나쁜 생각이니라.
즉 생각하고 관찰하고 진지하게 수행할수록 불변의 자아 같은 것은 없으며, 온 세상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으며, 또 실재하는 사물도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오온(五蘊 : 물질(色), 감각(受), 지각(想), 의지와 행함(行), 인식작용(識))이 공함을 비추어 본다는 것은 자아와 세상을 바라보는 매우 특별한 발상이다.
물질, 느낌, 따짐, 저지름, 버릇 등의 다섯 가지 '마음'의 세계에 존재하는 일체의 현상들은 영원불변한 게 없다. 시간의 흐름과 장소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유전할 뿐이니 일정한 실체가 없는 비어 있는 것이다(空). 삼라만상은 물질적인 현상(色)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이처럼 실체가 없이 비어 있고(空), 그렇다고 텅 비어 있음(空)이 물질적인 현상(色)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곧 있고 없음이 다름이 아니다. 있음은 없음 그 자체요, 없음은 동시에 있음이다.
감각(受), 지각(想), 의지(行), 지식(識)도 마찬가지여서 있는 것인 양 보이지만 실상은 텅빈 것이요, 텅빔 속에서 있는 것으로 끊임없이 나타날 뿐이다. 오온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모임' '집합'을 의미하고 '줄기'라는 뜻도 있다. 부처님께서는 오온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명(生)'의 상태를 분석하고, '자아'가 어떻게 운행하는지 분석했다.
부처님께서는 생명이나 인류의 자아는 그냥 하나의 집합일 뿐이라고 생각하셨다. 멋지지 않는가? 모든 것이 하나의 집합이지만, 고정된 형태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나 또한 있으면서도 없는 이슬같은 존재다. 환경이 만들어지면 생겨났다가 변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의사, 교수, 사장, 시장 등 사회가 부여한 신분이 바로 나인 양 착각 속에 그 신분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면서 "나는 ...을 할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싸우고 경쟁하고 투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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