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삶의 현재 상황이다. 삶의 상황이라는 것은 과거와 미래라는 심리적 시간이다. 과거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일들에 저항했듯이 지금 상황에도 심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희망이라는 끈이 나를 지탱해 주지만, 그런 희망 또한 나로 하여금 미래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서 나는 계속해서 지금을 부정할 것이고, 그 결과 계속해서 현재의 행복한 삶과는 관련이 없는 불행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나의 현재 삶의 상황이 과거에 일어난 일들의 결과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바로 지금 현재의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삶의 상황이기도 한다. 그 속에 있으면 있을수록 나는 점점더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잠시 잠깐 동안 삶의 상황은 잊고 삶 자체에 주목해 보자.
내 삶의 상황은 언제나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는 바로 '지금'의 따끈따끈한 현실이다. 삶의 상황은 내 마음이 만든 상상 속의 감정이지만, 내 삶은 실재하는 현장이다. 그런 삶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 삶을 지금 현재 이 순간으로 좁히는 것이다. 삶의 상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고민거리로 가득 차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아 피곤해!'하면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다.
내가 완전히 어떤 문제로 인한 고민에 휩싸여 있으면, 새로운 뭔가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 문제해결을 위한 여지가 없다는 말이다. 언제라도 가능할 때 내 삶의 상황 밑바닥을 흐르는 삶을 찾을 수 있는 여지를, 어떤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감각이 지금 현재에 깨어 있게 해야 한다. 지금 있는 이 자리에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둘러보기만 하고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빛, 형태, 색깔, 구조를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저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자리에 조용히 지금 그대로 있로곡 하는 것이다. 저마다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인지하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만지고, 느끼고,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호흡을 관찰하고 들이쉬고 내쉬는 공기의 흐름을 느낀다.
몸 안의 생명 에너지를 느끼고, 모든 것을 내 안과 밖에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다. 모든 것이 지금 있는 그대로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삶의 상황이 아니라 잠시 동안이라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 그 자체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추상적이고 죽은 시간의 세계, 내 생명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마음이 만드는 삶의 상황이라는 시간의 꿈에서 깨어나 현재 마주하고 있는 삶 그 자체의 순간순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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