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9]나의 삶이 항상 고달픈 이유: 그 어떤 개념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여름이라는 개념은 우리 인류가 생기고 언어가 발명된 후 최소한 1천 년 이상은 존재해 온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오면도 자연스럽게 획득하여 필요할 때 떠올리는 모든 개념에는 역사와 인연의 조합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동일한 개념이라도 국가나 개인에 따라 이해하는 바가 천차만별인 이유다. 고정되어 있지 않다.
개념에 집착하면 할수록 나 자신을 어떤 인위적인 환영 속에 가두게 된다. 반야심경에 "상은 곧 공이고 공은 곧 상이다"라고 한 이유도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개념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개념에 매몰되지 말며, 존재를 향해 활짝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일상에서 떠올리는 개념은 그저 공통된 기호에 불과하다. 이정표나 방향 표지판처럼 그저 어떤 쪽을 가리키고 있을 뿐이다. 그 앞에 멈춰 서 있는다고 목적지에 닿을 수는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기호에 미혹되어 있어서, 교수, 사장, 종업원 같은 기호에 정신을 빼앗기고, 불교, 기독교, 이슬람 같은 기호 속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든 개념을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가진 개념이 확실한가라고.
어떤 사람이 실수로 내 발을 밟았을 때, 마음 속으로 순간적으로 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수도, 상도 아니라 행동한 것이다. 화를 내는 것만으로도 업을 짓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연민을 느낀다면 그 역시 선업을 짓기 때문에 행동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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