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13]나의 삶이 항상 고달픈 이유: 오온의 깨달음으로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반야심경에서 "식(識)은 공(空)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관자재보상은 이 말을 통해 분별하고 판단하는 그 '나'가 바로 자신이라는 환상을 깨뜨리려고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말인가? 오늘 글을 완성해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란 말인가?
관자재보살은 현재 움직이고 있는 의식은 나 자신의 두뇌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아주 복잡한 인연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인연의 시작이 우주가 처음 생겨난 그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고 하셨다. 우주의 형성도 어떤 인연이 조합된 것일 뿐이다. 시시각각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고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
식(識)은 곧 공(空)이다. 그러므로 모든 의식이 생겨나는 순간 의식을 만들어 낸 인연을 생각하고, 그 인연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있으면 이 의식이 곧 사라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 공(空)은 곧 식(識)이다. 인연이 생겨나면 의식도 생겨나는 것이다. 눈은 그저 사물을 보기만 하지만, 새집과 헌집을 분별하는 순간, 허상에 사로잡힌다. 코는 그저 냄새를 맡기만 하지만, 향기와 악취로 분별하는 순간, 허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인도의 오래된 철학서인 '우파니샤드'란 책에 자아의 생명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첫째는 음식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나이고, 둘째는 생기로 생명을 유지하는 나, 셋째는 지각하는 나, 넷째는 이성을 가진 나, 다섯째는 즐거워하는 나이다. 첫째부터 다섯째까지 층층이 차원이 올라가면서 가장 마지막에 있는 즐거워하는 나가 바로 진정한 나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인류가 자아에 대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몸이 있고, 심리적 활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 심리적 활동을 수(受)상(想)행(行)식(識)으로 나누었으며, 내가 느끼는 그 '나'는 사실 내 몸 자신의 활동과 몸이 외부와 접촉한 후에 발생한 활동이며, 이런 활동들을 귀납한 것이 바로 오온이라 설명하신다. 이 다섯 가지 원소들이 모여 상호작용을 하여 내 생명 전부를 형성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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