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더위를 피해 시내를 떠나는 여름 피서(避暑)의 마지막 시기이다. 생명에 위협을 느껴 몸을 숨기는 곳을 피신처라고 하듯이 더위를 피해 몸을 피하는 곳도 관습에 따라 산과 바다, 혹은 산사 등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모든 사람들이 도전과 슬픔으로부터, 그리고 가끔씩 미쳐 돌아가는 세상으로부터 한숨 돌리고 편안한 안식을 찾을 쉼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모진 찬바람에 너무 노출되거나 반복되는 일상에 진이 빠지게 된다.
삶은 준비하기에 달렸다는 말은 진리다. 계속 잘 나가다가 노력을 하는 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따라오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항상 똑같은 생각으로 타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 지 한번 뒤돌아 볼 일이다. 휴식을 통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쉼터가 없으면 얼마 안 가서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들게 될 것이다. 이런 쉼터는 사람, 장소, 추억, 생각 등 피하려는 대상으로부터 안전하고 든든하게 나를 보호해 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개인적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쉼터에서 평소의 도시의 일상적 삶에서 얻은 긴장과 피로를 회복하고, 경계를 풀고, 힘과 지혜를 다시 모울 수 있게 된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식사를 하거나, 내일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 수도 있다.
부모님의 삶의 모습들을 기억하거나, 몸 안에서 힘을 느끼거나, 과학적 발견을 믿거나, 신뢰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믿음을 가지거나, 풍요롭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 괜찮다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종교적 장소나 문헌, 종교인, 종교적 가르침, 종교 의식이나 관련된 물건, 종교 의식을 위한 모임 등 종교와 관련된 것도 좋은 쉼터가 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리 저리 한가하게 돌아다니는 '만행(漫行)'을 통해 수행하는 '만행(萬行)'을 좋아한다.
그런 수련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내가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쉼터가 이미 내 안에 존재하며, 생활 속에서 언제든 쉼터에 다녀올 수 있다. 가장 가까운 명상 피서법이다.
그런 생각이 미친 것은 내게 큰 돌파구였고 달리기도 그런 만행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안식을 위하면 건강하고 밝은 힘에 나 자신을 맡김으로써 그 힘이 나를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달리는 동안 내가 느끼는 든든하고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그런 안식이다. 좋은 느낌과 생각이 내면 깊숙이 스며들어 온 몸으로 퍼져나가 내 존재를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느낌이 내가 어디를 가든 함께 할 힘의 원천과 내면의 빛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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