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이 창창한 사람들과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죽음을 앞고고 있는 사람들 중 누가 더 죽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까? 누구나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위기가 닥쳤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속마음은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문이다.
꼭 위기 상황이 아니라도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은 누구나 존재의 의미를 생각한다는 증거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잠시 답을 하지 않고 기다린다. 상대가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다.
거기에 답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에 대해 내가 알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의미와 그 사람이 생각하는 삶의 의미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의 삶의 의미는 그가 살아온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잠시 내 말을 멈추고 그 사이에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그 사람의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즉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경험한 것은 빼앗기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경험을 힘으로 뺏을 수는 없는 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삶에는 의미가 있다. 말기 암에 걸려 곧 죽을 목숨이라고 해서 오늘의 삶 자체가 의미가 없을 수 없다.
괴로움과 죽음마저도 삶의 무한한 의미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자신의 인생의 의미가 달라지고, 또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살의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지금 현재 나 자신의 존재 의미다.
살아가면서 상황이나 환경, 또는 처지에 따라 스치거나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일상들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시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그 때 느끼는 인생의 의미는 내가 아니라 인생이 나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라는 점이다.
나는 내 인생에 대해 어떻게 의미를 설명해 줄 것인가. 나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 어떤 것도 회피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마주한 사람만이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의 삶의 의미가 중요하지 다른 이의 의미는 가치가 없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힘을 주고 싶을 때는 올바른 답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금 거기에 있는 그것, 현재 그 사람의 인생에 존재하는 어떤 의미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럴 듯하고 멋스런 답이 아니라 '그런 말씀 마세요'라거나 '당신 삶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라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더 건강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입춘으로 시작하는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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