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좋은 것을 과하게 섭취하면 몸의 다른 부위에 있는 세포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는 말이다. 즉 입이 하는 분별이 공동체인 몸 전체를 망가뜨려 병들게 하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나 사회 생태계도 그렇다.
자신들의 편의만 지나치게 추구하는 인간들로 인해 지구라는 공동체는 망가지고 , 사회공동체는 파괴되어 지속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감각은 보고, 듣고, 피부로 느끼고, 맛을 음미하며, 냄새를 맡는다. 이런 감각들은 혼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마음이 있다. 어떤 감각을 알맞게 사용한다는 것은 감각이 작용할 때 마음도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마음은 감각과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식탁 위에 조리된 음식이 놓여 있다. 마음이 그것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먼저 눈이 그것을 알아보고, 코가 음식의 냄새를 맡고, 피부는 음식의 온기가 적당한지 느껴 마음은 종합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런데 마음이 다른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감각은 외부 세상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여 마음으로 전달하는 도구이며, 마음이 이 정보를 시험하고 식벽하기 위해 상위기능의 마음에 전달하고, 상위 기능의 마음은 이것을 자아(에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최종의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 전체 과정이 아주 빠른 순간에 일어나고 감각은 최종의 판단에 따라 대상에 반응하게 된다.
그런데 자리이타가 제공하는 지혜로운 삶의 잠재성은 좋아하는 것을 얻고자 애쓰는 마음에 의해 무력화된다. 본성의 어찌할 수 없는 이기성을 인정하는 것만이 현실과 부합하는 지혜인 양 되어버리고, 공동의 삶이나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은 이념 때문인 것으로 현실을 오도하는 몽상이 되거나 과거에 대한 막연한 향수 같은 것이 되었다.
감각이 마음보다 우리 자신에게 더 밀접하기 때문이다. 사물을 단지 마음 속으로만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감각을 통해 사물이 인식되면 그에 대한 기억을 마음으로부터 꺼내 오는 일은 오래 걸리지 않고, 대상이 감각을 통해 정확히 인식되면 정확한 기억이 심어지고 쌓이면서 지능으로 발전하게 된다.
길을 가다 언뜻 본 밧줄을 뱀으로 인식했다면 이 정보는 그대로 상위 기능의 마음에 전달되어 시험되고 판단되어 뱀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이렇게 해서 잘못된 알음알이가 모이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모든 감각의 인식에 대해 집중을 한다면 수집된 정보는 더욱더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밧줄은 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올바른 지식만이 마음이 더욱 깨어있게 만들고, 새로운 지능이 개발된다. 사람들은 원래가 사회 공동체적 존재이다. 그만큼 공동의 삶을 다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병들어가는 몸, 망가져가는 지구를 살리려면 입이나 호불호의 분별에서 벗어나 몸이나 지구의 고통에 눈을 돌리고, 그것이 원하는 것에 대해 통찰해야 한다.
좋은 삶을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지만, 선악과 호불호의 분별을 떠나야만 지혜가 가능해지고, 그것은 단지 감각을 올바로 사용하기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지능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중생이 모두 부처이지만, 부처가 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부처가 못 되면 부처와 비슷하게라도 살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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