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실행해 가는 과정에서 두려움이나 걱정이 생겨나는 것은 피할 수 없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숙명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반응 중 하나가 ‘가용성 편향’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일부러 찾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는 의미인 '가용성'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문제나 이슈에 직면해 당장 머릿속에 잘 떠오르는 것에 의존하거나 그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어떤 일을 앞두고 무언가가 떠오른다면, 그런 기억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자신의 관심을 끌거나 경험했던 극적인 사건은 다른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이나 사건, 단순한 말과 통계보다 훨씬 머릿속에 잘 떠오르고 가용성을 일시적으로 높여준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이나 자주 들어서 익숙하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로 세상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가용성 편향'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 자요나 처방들을 의사 결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이용하는 것도 가용성 편향이다.
가용성 편향은 우리말로 “노는 물이 다르다”는 식의 표현처럼 '물 편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비슷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물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정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적 사실이다.
우리가 환경 문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태도다. 어떤 유명인이 특정 약물에 오염된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오염된 과정이 발생한 어떤 행위에 대한 더 이상의 조사 없이 엄청난 위험이 닥쳤다고 판단한다.
그런 판단은 시기 상조이나 당황하기보다 철저한 과학적이고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여러 다양한 대안들을 고려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것을 고려하면 사람들의 피해가 더 급증할 것이라고 두렵게 생각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나 직업에 따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몰려 사는 경향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적 소통과 통합과 관련된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용성 편향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사람들은 틀린 답보다는 맞는 답을 많이 내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거나 오류가 나도 자신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정부의 의사 때리기나 진보 정치인들의 일본 때리기처럼, 가용성 편향이 정책으로 흘러 들어가는 기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쉽게 동조하는 '가용성 폭포', 어떤 정보와 그에 따른 감정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넘치는 물처럼 사회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런 확산으로 인해 대중이 흥분하고 걱정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런 감정적 반응이 그 자체로 다시 이야깃거리가 되면서 추가적인 언론 보도의 소재가 되고, 그 결과 더 큰 걱정과 관심이 생기는 연쇄효과가 발생한다.
언론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삿거리들을 얻기 위해서 경쟁하다가 위험도가 점점 더 과장되고, 점점 더 커지는 위험과 공포심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은 별로 주목받지 못한다.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면 뭔가를 '악랄하게 은폐'하려는 사람으로 의심 받는다.
이제 이 문제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중요해지며, 정치 시스템의 반응은 대중의 감정적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면 가용성 폭포가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하게 만들며, 다른 위험과 자원 등 공익을 위해 동원될 수 있는 다른 방식들은 모두 뒤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서 틀린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마라톤 대회에서 주자가 자신의 판단 결과가 잘못인 줄 알면서도 전력 질주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가용성 편향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해야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가능해진다.
가용성 편향은 공적 영역에서 동질적인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현상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에 유용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보듯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공동체 정치인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과학적 연구들에서 가용성 편향의 과학적 연구들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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