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몇 시인지 확인하고, 전신 상태가 쾌적한지 체크한다. 그리고 잠깐 망서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천천히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다시 또 새로운 일상 속으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세상에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정상적인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듯하다. 이런저런 이유나 원인들로 인해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상의 대화도 그런 것을 주제로 삼으면 쉽게 친해진다.
일상적으로 하던 책을 읽거나 글쓰기를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으면 이제 새로운 오늘을 위한 출근 준비가 되었다는 확신이 밀려온다. 사회에 나온 이후 수련의 시절부터 시작된 루틴이다.
단 한 번도 이런 루틴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해보거나 순서를 떠올리며 산 적은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매일 건강과 질병, 치유와 재발, 삶과 죽음에 관한 수천 수만 가지 상황과 이야기들을 접하다 보면 상황은 항상 다르고, 두려워질 때도 있다.
일일이 소설 쓰듯이 기록하기보다 내 이야기가 꼭 필요하거나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과 진실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그렇게 생활이 꾸려지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대화가 절실한 누군가를 만나면 그런 만남 자체로도 만족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때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면서 소통을 하고 함께 신뢰를 공유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 이런 관계를 통해 배우고 느낀 바가 많으며, 지금도 진행형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사람들의 생각은 훨씬 더 다양하다.
나 또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마주할 지 모르니까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 하나쯤은 어렴풋이 남겨두기보다 확실하게 실천하고 이루고 싶다. 2002년 IMF 말미에 처음 개최한 '의사들과 함께 달리는 건강달리기 대회'가 그것이었다.
대회 운영비는 협찬을 받고, 주자들이 내는 참가비는 전액 소아암 완우들의 치료비로 기부하는 행사다. 중간에 운영비를 채우지 못해 한 해 대회를 쉰 적도 있지만, 한 번도 건너뛴 적이 없다. 올해 제 21회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는 5월 19일 개최된다.
나는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나름의 기준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냥 사회적으로 좋은 일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직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젊은 부모들이 갑자기 사랑하는 자녀가 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럽고 힘이 들 것인가? 그런 젊은 부모들에게 주위에서 "괜찮다"고, "소아암은 8, 90%가 치유 되니까 힘내라"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일이다.
이렇게 어깨 토닥여주고 등 밀어주며 건네는 간단한 말 한 마디가 천 길 낭떠러지 위에 홀로 서 있는 것 같았던 자신에게 '더불어 함께'하는 강한 지원군이 있다는 깨우침이 진정한 힘으로 전달되고 공유되면서 꺼지려던 용기를 회복하게 된다.
의료보호 자격을 얻기 위해 서류상 이혼을 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 실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경우들을 몇 건 보면서 시작하게 된 꿈이다. 조금 가난해도 부모와 함께 건강한 자녀로 자라는 것이 편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 아이들과 성장 과정을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의 어려운 삶이 "두레'라는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십시일반의 봉사와 희생을 바탕으로 5천년 이어올 수 있었던 정신적 문화적 바탕을 이루어왔으며, 동방예의지국의 바른 국가를 지켜온 기틀이 되었음을 깊이 인식하면서 시작한 꿈의 현실화 운동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목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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