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뭔가 에너지원을 섭취해야 하는데, 비만인구가 많아지면서 단 것을 먹지 말라는 것이 거의 진리처럼 퍼져있지만, 탄수화물은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 또한 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몸 안에 탄수화물이 과도하게 들어오면 인슐린은 즉각적으로 체내에 저장된 지방의 연소를 차단한다. 대신에 근육에는 지방 연소를 중단하고 포도당 연소를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기름기 있는 것은 먹지 않는데 중성지방이 높아지는 이유다.
우리는 지방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탄수화물에 포함된 당분이 지방 연소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지방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저 지방의 종류만 잘 가려 먹으면 제대로 식이조절이 된다.
고밀도 탄수화물에 속하는 정제된 밀가루는 특히 피해야 한다. 쿠키는 말할 것도 없고, 식빵, 파스타, 베이글도 위험하다. 곡물은 도정하지 않은 날 것도 안 되고, 트랜스 지방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유제품에 대해서는 조용히 침묵한다.
모든 어린이는 젖에 들어 있는 당류인 유당을 소화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모든 유아들은 유당 분해요소인 락타아제를 만들어내야 엄마 젖을 소화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이 능력의 약화나 소실로 약 1/3 정도에서만 유지된다.
낮이 짧은 북쪽 지방일수록 햇빛 부족으로 비타민D 결핍 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유당 소화능력 상실이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비타민D는 햇빛에서만 아니라 우유에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즈와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유당 분해 요소 결핍증이 있는 사람들도 박테리아를 이용해 유당을 소화시키는 발효법을 발견함으로써 발효 유제품을 섭취함으로써 영양소와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유제품에 대한 예외가 인정되어 온 것이다.
즉 에너지원인 식이 섭취의 요점은 그저 섭취량을 조절하자는 것이 아니라 식량군 하나를 통째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탄수화물이다. 진화는 우리에게 다양한 범주의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으며, 식단의 다양성이 깨어지는 편식으로는 건강을 지킬 수 없다. 당류 섭취 제한도 이 주장에 위배되지 않는다. 우리 몸의 자동 조절장치인 항상성이 각종 상황적 변수를 잠재우고 안정된 상태로 회복시켜 준다.
인슐린이 혈당에 반응하는 것도 항상성의 작용이다. 그러므로 인슐린 저항은 우리가 이 항상성 체계를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신호다. 너무 무력해진 나머지 내부 자동조절 장치가 멈춰버려 더 이상 다양한 식단을 추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 뇌는 일상 중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량에 대한 수요로 인해 육식을 갈구하고, 그로 인해 갖가지 동식물의 수렵및 채취와 사계절에 대한 상세한 지식이 필요해지면서 더욱더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근본적 욕구화되었다.
우리 뇌는 공급된 에너지에 대한 보답으로 생존을 위한 모든 자동조절 능력을 최대한 향상시키며, 이것이 바로 되도록 많은 식량 공급원을 개척하고 이용하는 뇌발달을 이끄는 양성 피드백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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