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4-4]내 인생은 달라질 수 있을까?: 어떻게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을 수 있을까?
사실 우리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생과 사가 있지만, 우주적 관점에서는 생겨나는 것도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다. 가족이 사망하면 나는 몹시 슬프지만,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죽어도 인류는 여전히 건재하다. 또 인류라는 생물의 종이 사라져도 지구는 건재하다. 지구라는 행성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만, 은하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은하계가 언젠가 사라진다고 해도 우주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우주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허공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런 우주의 관점에서 볼 때는 생겨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는 것이다. 단지 인류가 이 생겨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허공에 살면서 자기 세계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수많은 생멸이 있다고 착각할 뿐이다. 어떻게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을 수 있을까? 더러움과 깨끗함은 인간에게는 아주 흔한 현상이다. 사물의 성질은 언제나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으로 나뉜다.
언제나 사람들은 깨끗한 것을 가까이하고 더러운 것은 멀리하려 한다. 더러움과 깨끗함의 구분은 사람의 마음, 즉 사물의 성질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 좋아함과 싫어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름다움과 추함, 부유함과 가난함, 높음과 낮음 등 모두가 인간의 이런 감정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아름다운 것도 추한 것도 없다. 이런 구분 자체가 인간이 감정에 얽해여서 만들어 낸 개념일 뿐이다.
부처님이나 예수님, 노자께서 이런 사실을 깨닫고 꿰뚫어 보신 것이지. 우리가 악을 없애고 선을 널리 퍼뜨리려고 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 선을 퍼뜨리려고 하면 오히려 악이 더 많아진다. 왜 그럴까? 선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악을 근본적으로 없애고 싶다면 구분하는 마음을 없애야 한다. 그러므로 육조 혜능 대사께서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고 헀다.
그리고 예수께서도 성경에서 "인간이 어째서 에덴 동산에서 쫓겨났는가? 사과를 훔쳐먹었기 때문이다. 사과를 훔쳐 먹은 것이 어째서 하느님을 노하게 했는가? 그 사과를 먹음으로 인해 선악을 구분하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구분하는 마음이 생김으로써 인간은 끝나지 않는 싸움과 고통에 빠졌다."고 했다. 사실 인간의 차원에서 벗어나면 더러움과 깨끗함도 그저 허상일 뿐이다. 아무리 더러운 뼈다귀도 개가 보기에는 깨끗한 음식일 수 있고,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도 돼지의 눈에는 괴물로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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