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업무 성취도도 높아진다
통제력은 남이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고, 선택권은 자기 스스로의 행보에 영향을 끼치는 힘을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통제력이나 자기 삶에 대한 선택권이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통제력이 없다면, 사람들은 자기 삶이라도 여러 선택권을 갖고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선택기회가 많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서는 점심시간에 수십가지 메뉴 앞에서 질리기도 하고, 수백 개나 되는 TV채널을 리모콘으로 오르내리며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는 등 너무 많은 선택기회는 자유나 권리라기보다 자신을 속박하는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
흔히들 여러 가지 '옵션' 속에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는 환경은 자유나 권리와 직결된다고 여기지만, 정작 선택을 해야 하는 본인에게 너무 많은 선택기회는 고민을 안겨주고 심하면 속박으로 느껴지는 등 개인에게나 사회 전체로 보아 해악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살아가는 데 선택기회가 너무 많으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미덕이 줄어들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각종 정책에 대해 지지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그 결과 단순하게 어떤 사람들이 하는 일이나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그들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책임 있다고까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노사 문제에서 흔히 보지만, 정책에 대해 토론을 할 때 매사를 선택의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어떤 것을 ‘선택’할 지에만 집착하게 되면서 소수자 보호정책, 에너지 비효율 차량에 대한 중과세, 폭력비디오 통제 등 다른 사람들과 약자에 대한 배려는 줄어들게 된다.
또 어떤 사회가 선택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고, 지나치게 많은 선택기회 앞에서 무기력해지면서 공공 정책에 대해 나 몰라라 하면서 심장마비나 실직 등 자기에게 일어나는 나쁜 일을 남 탓으로 미루는 경향도 나타난다.
바람직한 선택을 했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후회가 들기도 하면서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별로 차별성도 없는 것 가운데서 끊임 없이 선택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감정둔화, 불안정, 이기심 등을 겪게 되고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움직일 힘이 있거나 스스로의 삶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어느 한 쪽이 약하면 대신 다른 쪽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 즉, 다른 사람에 대한 영향력이 약하면 인생의 선택권에 집착하며, 반대로 삶의 선택권이 많으면 다른 사람들을 내 맘대로 할 힘에는 관심이 없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 아니면 선택권을 갖기를 원하며, 이것도 저것도 없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현실을 불만스러워 하고 불평한다. 권력과 선택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한 쪽이 부족하면 다른 한 쪽을 강하게 원하기 때문에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 자기 직업이나 의무에 더 만족하게 된다.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