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 너머에는 이름을 부를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 깊은 내면의 성스러운 본질이 있다. 아름다움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그런 내면의 본질이 언뜻언뜻 비치게 된다.
그것은 내가 현재에 존재하고 있을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 불가해한 본질과 나의 현재의 존재 모습은 하나이며 같은 것이다. 내가 없이도 그것이 거기에 있을 수 있을까?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 거기서 나 자신을 찾아보자.
그런 현재에 존재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도 나 자신이 잠깐의 무심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깨닫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런 상태와 생각의 유입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삼매는 마음이 들어오기 전의 단 몇 초간일 뿐이지만 분명 거기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의 아름다움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음은 이런 아름다움을 인지할 수도 창조할 수도 없다. 잠시에 불과했지만, 내가 완전히 현재 순간에 존재하고 있는 동안 그 신성한 아름다움은 거기 있었다.
그 틈새가 너무 짧고 내가 충분히 각성하고 경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무심과 그것을 생각으로 분별하고 해석하는 마음과의 기본적인 차이를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 틈새가 너무 짧아 하나의 과정으로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생각이 들어와서 나에게는 기억으로밖에 남지 않는다. 지각과 생각 사이 틈새가 넓어질수록 깨어있는 상태를 더욱 깊이 지속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된다. 마음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은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다.
'석양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단지 자동적인 정의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응 고요하지 않고 현존하지도 않으므로 석양을 보고도 그 본질과 신성함을 진정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모르고 있으며, 그들 자신의 본질과 신성함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마음이 지배하는 세상 문화 속에 살고 있다. 현재의 미술, 건축, 문학 등에서 아음다움과 내면의 본질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창조하는 사람이 마음으로부터 잠시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한 창조성과 아름다움이 생겨나는 내면의 장소와 만나지 못한다. 그들의 마음이 제멋대로 괴물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그것은 화랑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화의 과정에서 폐허가 되어 버린 도시들의 풍경에서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 일찌기 어떤 문명도 이렇게 흉악한 몰골을 드러낸 적이 없다. 물질화된 세상의 제한된 시각으로 궁극적 깨달음은 지금도 발전과정을 겪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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