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무적이지만, 마냥 좋은 일만은 될 수 없다. 국제적인 재난구호기금들에 기부하면 재난 희생자들을 도울 수 있다. 이는 국내의 암퇴치나 내가 사는 동네의 노숙자 돕기에 기부할 돈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나 자신의 선택에 따라 생활이 개선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한 군데를 선택하기보다 차라리 모든 단체에 빠짐없이 기부하고 싶을 수도 았다. 기부할 돈을 더 마련하거나 기부금을 쪼개 나누어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가직 돈과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내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나는 누구를 도울 것인가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간 배분도 마찬가지다. 매주 몇 시간 짬을 내어 봉사하고 싶은데, 그 시간을 어디다 쓸 것인가?
무료급식소에서 일하거나 청년 멘토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관심이 있는 자선단체를 위해 모금활동을 해볼 수도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밀려 있는데, 그 문제를 모두 해결할 시간이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현실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수없이 많이 있고, 모두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부득이하게 선택해야 하고,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내 도움의 잠재적 수혜자들을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기부처나 봉사활동을 고를 일은 없다.
그렇다고 대면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 비해 진정성이 덜하다고는 할 수 없다.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은 될 것이다. 저마다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 처해 있고 나의 행동에 따라 삶이 개선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누구를 도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결정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최악의 결정이다. 효율적인 자선의 핵심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거래를 통해 절충하는 것이다. 더불어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즉각 해결해야 할 문제와 나중으로 조금 미루어도 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다. 한 가지 행위에 더 큰 가치를 두기란 심리적이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다양한 후원이나 도움의 행위들이 가져올 결과부터 따져 봐야 한다. 가령 기부할 단체를 선택하는 상황이라면 나의 기부로 잠재적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개별 사업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나의 기부금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 알 길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의 기부금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는 수익금 전체를 병원사회사업팀으로부터 추천받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암환자들에게 직접 전해준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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