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따뜻한 표정으로 친애하는 마음을 담아 말하라"고 어릴 적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곤 하셨다. 전쟁 후 세상이 어지러울 때였으니까 당연했다.
요즘의 사회생황의 경험에서 보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대인관계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얼굴에 따뜻한 표정을 담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진정한 마음을 담아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정은 대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비언어적 메시지 중의 하나다. 따뜻한 표정으로 적당히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취해주면 분위기는 더욱더 부드러워질 수 있다.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지 어색하다면 그냥 상대가 하는 대로 따라 해도 된다.
그런 따라 하기 행동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친밀감과 공감을 전할 수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기계적으로 따라 하는 것은 오히려 분위기를 깰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런 따라 하기인 미러닝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좋은 사이일수록 더욱 빈번해진다.
소통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마음과 기술, 혹은 마음과 형식 모두를 간과하는 경우들이 많다. 나는 성심성의를 다했는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가 더 상처를 받곤 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이유들 때문이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속담처럼 아무리 내밀한 내 마음 속의 감정들이라도 다른 사람이 모를 것이라 믿고 싶지만, 우리 모두는 정신적, 직감적 수준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파동으로 전달되어 서로 읽고 읽히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하는 것을 보면 내가 그들을 향해 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과 감정을 거꾸로 알게 되는 경우도 그런 것이다. 만약에 그런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면, 우선 표정부터라도 조금 부드럽게 바꾸어 보는 것이 좋겠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아오면서 정말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지금의 마음 상태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인성이 괴팍한 사람은 인상도 괴팍하기 마련이다. 사고방식이나 인생관이 바뀌면 얼굴 표정도 색깔도 달라진다. 인생 말기에 암에 걸렸다가 고통에서 벗어난 분들의 밝아진 모습을 볼 때마다 얼굴도 분위기도 마음에 따라 바뀌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사람을 대할 때 오로지 진심에만 집중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과 형식을 너무 도외시하여 가볍게 흘려버리지 않아야 한다. 작은 표정부터 사소한 제스처 하나까지 모두 대화와 소통에 포함되는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