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분위기에 취해 있다가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면 찬물을 뒤집어 쓴 듯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깜짝 놀라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생각에 몰입해 있는 것도 비슷한 상태로 의식은 깨어 있지만, 잠이 든 상태가 공존하고 있는 선잠 상태다.
선잠은 완전히 각성 상태도 아니며, 완전한 숙면 상태도 아니며, 각성과 수면의 두 상태의 특징이 공존할 수 있는 특별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옆에서 누가 이야기하는 것이 그대로 들리기도 하지만, 말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고, 몸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몰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계속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그 문제만을 생각하는 비율이 증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몰입의 시간이 늘어나 어느 순간 선잠 상태에 빠지면 100% 그 문제만 생각하게 된다. 즉 선잠 상태를 들어야 몰입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선잠 상태에서 깨어나 의식이 돌아오면 몰입도 깨지게 된다. 각성 상태의 몰입이 선잠 상태의 몰입보다 더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만, 선잠 상태의 몰입을 반복하다 보면 각성 상태의 몰입도 가능해지기 마련이다.
일단 생각이 분석적이거나 비판적이지 못하고 매우 단순하다. 몰입은 하지만 단지 주어진 문제만을 맹목적으로 계속 붙들고 생각할 뿐이라 각성 상태에서의 생각보다 고차원적이 아니고 갑자기 바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상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선잠 상태에서는 생각이 단순해지는 것은 우리 몸에 들어 오는 모든 정보들을 처리하는 뇌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지만, 몰입은 오히려 더 쉽게 하게 된다. 달리기 하이 같은 희열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수면 상태에서는 신체에 가해지는 정보의 입력이 차단되므로 몰입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방해 요소들이 없어지는 것이 선잠 상태가 각성 상태보다 더 쉽게 몰입에 이르게 되는 이유다. 일단 몰입 상태에 들어가면 주어진 문제에 대한 유용한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평소 쉽게 떠오르지 않던 기발한 생각들이나 문제와 관련된 섬세한 사항까지 아주 명료하게 보이는 등의 영감에 휩싸일 수도 있다. 바둑기사들이 대회에서 바둑판 전체가 머리에 떠 있는 느낌이나 비슷할 듯하다.
이렇게 되면 문제 해결에 필요한 복잡한 정보들을 뇌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영감이 쉽게 떠오르고 문제 해결 능력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의 문제 해결 능력은 평소 자신의 지적 능력과는 명확하게 구별될 정도로 크게 상승한다.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 때문에 마치 수퍼맨이 된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이런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련 지식이나 훈련을 반복하여 쌓아가며, 사고력과 창의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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