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6-4] 즐거움도 괴로움도 내 삶의 일부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부처님은 매우 특이하신 분이다. 이 세상을 철저히 부정하고, 우리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부정하고, 자신의 이론을 포함해 이 세계에 관련된 모든 이론을 부정했다. 아마도 부처님이야말로 인류 사상사에서 유일하게 해답을 내놓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그저 우리에게 생각의 방향을 가리켜 주며 이 길로 가면 진실과 만나게 될 것이라 알려만 줄 뿐이다. 그만큼 이런 부처님의 학설을 받아들이는 데는 죽음과 질병, 고통과 실패 등 세상의 어두운 면을 담담히 바라보고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고, 그런 나 자신의 용기에 의지해야 한다.
이 세상에는 모든 것이 구족되어 있지만, 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특별한 방법도 비법도 없다. 우리 밖에 있는 그 어떤 것도 해결 방법을 찾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나 스스로 나만의 특별한 운명을 찾고 특별한 인연을 찾아낸 뒤 스스로 깨달아 그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실은 무엇일까?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의존하는 마음이 바로 번뇌의 시발이 된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이고 내 운명을 홀로 감당할 용기가 있어야 세상을 초월할 수 있다.
세계를 초월한다는 것은 세상을 떠난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끌려가거나 얽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야 시시각각 세계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지혜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고 했지만 육도 중 '인욕'은 세계를 부정한 것이 세계를 초월하기 위한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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