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이 나를 표적으로 하여 발을 걸거나 사기를 치는 등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을 알게 되면 기분을 망치게 될 것이다. 똑같은 피해를 입더라도 자연발생적인 것이라면 감정적 결과는 다를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적 반응이나 교통 체증, 질병, 직장에서의 부당한 대우를 비롯해서 삶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은 수많은 원인에 의해 작동한, 언 길을 달리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과 똑같다. 내가 잠시 정신을 다른 데 쏟았던 결과라면 기분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어떤 친구가 나에게 이상할 정도로 비판적이라 느끼면, 처음 생기는 감정은 나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에 대해 친구와 터놓고 이야기를 하든 절교를 하든 그런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친구의 비판적 태도의 원인이다.
친구가 왜 그렇게 나에게 비판적인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면, 내 행동을 잘못 해석했을 수도 있고, 자신의 건강문제, 고통 등 나와는 상관없는 일에 대한 걱정이나 분노 때문일 수도 있고, 타고난 원래 기질이나 성격, 유년 시절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어릴 때 부모님들의 생활방식을 통한 반면교사적 교육방식 등 과거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의 드라마에서는 등장은 하지만, 그저 하찮은 단역일 뿐이다. 이런 인간관계에서의 소박하지만 놀라운 진실을 잊으면 안 된다.
사물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차분해지고, 상황을 맥락에 비추어서 보게 되고,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지고 좀더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우선적인 것이 나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길에 미끄러지는 것은 창피하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그저 차분하게 적절한 행동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길이 미끄러운지 잘 살피고, 미끄러졌을 때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낙법자세를 잘 취하며, 충격을 받았을 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대인관계나 건강, 재정상태나 직업적 일 등을 최대한 복구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일을 나 자신에 대한 상대의 공격으로 받아들이려는 순간을 인식하고, 그 순간의 느낌이 어떤지, 그 느낌을 버리면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는 것이다.
상대의 의도를 추측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고의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나와 상관없는 열 가지 의도 속에 나를 향한 좋지 않는 목적이 하나 정도 섞인 그런 경우일 수도 있다. 상대의 마음 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에 대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마음대로 심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비판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항상 남들이 틀렸고, 나쁜 말을 했고, 부당하게 행동했고, 날 괴롭혔고, 나에게 해를 끼쳤고, 고통을 주었다며 매사에 꼬투리를 잡게 된다.
내가 피해의식을 가지지 않을 때 힘과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상대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연민의 마음을 가진다고 해서 내가 약해지거나 도덕적으로 상대를 용서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며, 오히려 기분이 더 좋아질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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