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6-7] 즐거움도 괴로움도 내 삶의 일부다: 나 자신이 아닌 것에 의존하지 말자
바람은 부는 방향에 따라 내가 받는 느낌이 다르고, 그런 느낌의 차이에 따라 내가 달려갈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어지러운 변화의 바람 속에서 우리 삶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끌려가게 된다. 지금 같은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필요한 것이 나를 붙들어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다.
세상을 초월하는 큰 깨달음으로 세상에 불어닥치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 댕응하고 바람 속에서 적당한 자세를 취해 나 자신의 방향을 계속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외부 세상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양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 간섭을 받지 않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음을 의미한다. 진정한 부동과 진정한 초월은 죽은 생명처럼 꼼짝도 하기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별의 현상을 꿰뚫어 본다는 뜻이고, 궁극의 차원에서 '부동'을 행하는 것은 갖가기 현상을 분별할 줄 알고, 분별심 없이 그들을 대하는 것이다.
즉 움직이지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 세상을 초월한다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고, 내가 외부 세상의 흔들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이 세상을 초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 자신이 아닌 것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육조단경(六朝壇經)에 "참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본다면 움직임 위에 움직이지 않음이 있다."는 말이 있다. 외부 힘이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든 분별하되 분별심을 행사하지는 않는 것이 흔들리지 않고 초월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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