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나의 생각은 종유석이나 석순처럼 우리 의식의 어두운 동굴 안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들로 이루어진다. 네모반듯한 벽돌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알을 깨고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생각이 잘 자라고 있나 보겠다며 뿌리째 잡아당기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살아가면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꾸밍없는 예술활동이다. 그냥 빈둥거리며 시간만 축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모양을 갖추어 가는 방법이다.
생각이 유기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내벼려두기보다는 너무도 자주 그것들을 밀고 당겨 밑그림을 그리고 통제하려 든다. 그러나 창조적인 과정은 통제의 과정이 아니라 포기의 과정이다. 신비는 창조성의 핵심에 있다. 놀라움도 마찬가지이디.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은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창조적인 것은 생산적인 것과 일맥 상통한다. 다만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창조적인 과정과 협조함으로써 말이다.
창조적 통로인 우리는 어둠을 신뢰할 필요가 있다. 쭉 뻗은 도로 위를 굴러가는 꼬마 엔진처럼 요란을 떨 것이 아니라 점잖게 심사숙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종이 위에 써보는 것도 심사숙고하는 것도 그런 하나의 방법이다.
생각을 내는 일은 밥을 짓는 일과 흡사하다. 생각도 물에 부풀고 익고 뜸이 들 필요가 있다. 초기에 너무 많이 뚜껑을 열어보거나 계속해서 확인하려 들면 밥은 곁코 제대로 지어지지 않는다. 밥은 쌀이 어두운 솥 안의 물과 열기 속에서 안전하게 충분히 있어야 한다.
창조성에는 공손한 침묵이 필요하며, 이것이 좋은 생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생각이 이렇게 의식의 지붕 위에서 방울져 똑똑 떨어지듯 제멋대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믿는다면 언젠가 이렇게 외치면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응, 바로 이거야!"
예술이라고 해서 무언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주위에 있는 보통의 것과는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창조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예술을 축제처럼 느끼고 유머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예술, 걔는 젊었을 적 내가 좋아서 그냥 쫓아다니던 친구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야망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살고 있으므로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창조성을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창조성 회복을 위해서는 창조성의 정의를 다시 검토해야 하고, 예전에 취미라고 불렀던 것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으로 정의한다.
창조적 생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취미야말로 즐거운 인생의 필수조건이며, 창조적으로 유용한 측면이 숨겨져 있는데, 바로 대부분의 취미활동에는 창조성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예술적 머리굴리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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