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는 사랑이 넘쳐난다. 그러나 자연적인 사랑의 대부분은 나와 가까운 이들을 향해 있다. 가까운 만큼 더 사랑하고, 멀어지면 사랑이 덜해진다. 달라이라마의 말처럼, 진정한 자비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우선 거리가 아니라 평등심이 담겨있아야 한다.
평등심을 가지라는 말은 중생을 평등하게 사랑하라는 말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 친한 사람과 낯선 사람, 호의적인 사람과 악의적인 사람 간에 차별을 두지 말고, 기쁨을 더해 주거나 슬픔을 덜어주려는 마음을 동등하게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소위 말하는 본능적 사랑은 자연적 사랑으로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자비와 사랑을 말하는데, 이런 사랑은 사실 집착에 불과하다. '나의 것'이고 '나의 친구'이고 '나'를 위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내 생각과 달리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면 그에 대한 '친밀감'과 사랑이나 자비의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자신에 대한 애착의 연장선상에 있는 좋은 감정이다.
친소와 원근을 넘어선 평등한 사랑이라야 무아의 가르침과 이어질 수 있는 것 또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평등심을 갖자고 하면 "모두를 사랑하자"는 뻔한 말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니체는 "네 이웃에게 등을 돌려라" 까칠한 말로 이웃 사랑을 비판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웃에 대한 너의 사랑, 그것은 너 자신에게 대한 좋지 못한 사랑'이며, '이웃 사람들 주변으로 몰려가는' 행동을 미화하는 미사여구일 뿐이다. '이웃'이란 공간적, 혈연적, 또는 사고방식이 비슷한 사람들이 가까이 함께 사는 것이다.
나로부터 가족으로, 핏줄로, 공간적이거나 생각이 비슷한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애향이나 애국을 가르치고 요구하는 학교와 정부의 권고도 이런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나와 가까운 것, 나와 비슷한 것에 대한 사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크게 멀지 않는 사랑으로, 이를 통해 나의 둘레에 보호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웃 사랑은 자칫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쳐서 몰려다니며 '패거리'를 짓고 나와 다른 것을 배척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비난하고 매장하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자연스러운 만큼 쉽고, 그렇기에 문제인 줄 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웃 주민이 아니라 먼 곳에서 온 이주민이나 동향이 아니라 이방인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그런 사랑이 더 고귀한 사랑은 단순한 생물학적 후손이 아니라 '앞으로 태어나 도래할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2월 첫날 출발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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