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커면서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안정감, 성취감, 사랑의 필요성이다.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싶고, 청소년들은 독립을 원하고, 청년들은 이성에게 어필하여 매력적인 연애 상대로 느껴지기를 바란다.
이런 욕구가 부모의 보살핌, 주위의 신뢰, 친구의 사랑 등 다양한 '양분과 만날 때 그 긍정적인 경험이 암묵적으로 기억에 녹아들어 깊이 남아 인생 전체를 살아가면서 행복, 자기 통제, 회복력, 자존감, 능숙한 행동의 원천이 된다.
건강한 심리 발달이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작용한다. 하지만 항상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렇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이 인생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심각한 학대나 트라우마의 경험이 전혀 없어도 삶에서 이런 '양분'이 너무 부족할 때가 많다.
부모가 너무 바쁘거나 아픈 형제를 돌봐주지 못했거나, 자신들의 욕구와 갈등을 처리하느라 바빴거나, 어릴 적 너무 자주 이사를 하여 친구들과 친해지기가 힘들었거나,악몽 같은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거나, 사귀고 싶은 이성이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직장 생활이 계속 절망스럽고 맥 빠지게 하는 등 한 마디로 평범한 삶이다. 좋은 양분이 부족하면 내적인 힘의 원천에 결핍이 생기고, 나는 부모님의 관계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또래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 결과 커 가면서도 집단 속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했다. 좋은 경험을 하지 못하면 자연히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다. 상실, 학대, 거부, 버림받음, 불행, 트라우마 등 나쁜 일을 겪으면 반드시 '상처'가 남는다. 때로 이런 상처가 좋은 양분을 듬뽁 받아 완전히 치유되기도 한다.
나의 경우가 그랬다. 나는 도서관에 있는 위인전과 어릴 적에 많이 나왔던 공상과학만화 같은 자기 계발 내용들을 모델삼아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래도 딱지 아래의 고름처럼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런 후유증들은 평생 절름발이처럼 살아가듯 한 개인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결핍이나 상처는 마음 속에 '구멍'을 남기는데, 결핍과 상처가 서로 겹쳐 악화될 때 구멍은 더 깊어진다.
나는 중학교 봄소풍 때 학급 대표로 레크레이션 시간 전학년 앞에 나가 노래를 불렀을 때의 그 야유(?)에 충격을 받아 그 뒤로는 절대적으로 노래와 담 쌓은 채 살아오게 된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 경험은 자체로는 '뭘 그런 일로?'로 라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작은 충격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충격을 막을 방패나 완중장치 없이 오래 살다보면 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결국 삶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치유효과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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