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열심히 근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행복감이 생겨난다. 요즘은 해가 길어져 석양의 태양이 미소 짓고, 산책길을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도 호의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은 기분을 만든다.
이제는 기억도 없지만, 처음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왔을 때 이런 넘치는 행복을 바랐을 것이다. 그런 느낌들이 요즘에서 실제로 한 번씩 이루어진다. 이런 기분이 뭐 관용에 대한 고결한 느낌 같은 것은 아니다.
그저 최선을 다한 즐거운 하루를 보낸 것에 대해 기뻐할 뿐이다. 당연히 뿌듯함도 조금은 있지만, 마치 내 한 몸 희생하여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는다. 삶이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에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게 해주었을 뿐이다.
소아암환우들을 돕기 위한 자선마라톤대회를 하고 있다고 하면 어딘가 건방졌던 사람들도 갑자기 진부한 말로 자원봉사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기도 한다. 나이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환우들을 보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함께 웃을 수 있고, 질병에 걸리는 것을 덜 두려워하게 된다.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이런 행복감을 다 사라지게 만든다. 성공적인 운영에 대한 압박감, 정말 성공적으로 잘할 수 있나? 유지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힘든데!
자선대회가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어떻게...그냥 여기서 그만둘까? 소아암으로 투병을 하고 있는 어린 환우들을 생각하면 내 머릿속을 스치는 이런 생각들이 부끄럽기만 하다. 그래서 다시 길을 나선다.
운동할 때와 비슷하다. 달리러 가기는 힘들지만 한바탕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는 운동화를 신발장에 오래 넣어두지 않을 것이라 결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지식과 결심이 사라지고 걱정과 변명거리를 찾는 일이 잦아진다.
확실히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살아가면서 어려움과 위험에 처한 이웃을 도와주는 일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어쩌면 그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일상의 삶처럼 서로의 만남을 곧 일상적인 일들로 여기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무엇을 살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즐겁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것에도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 일들이 스스로를 웃게 만들어 준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어릴 적 시절을 자주 잊게 되지만, 나이 들어 의존적이 되는 것처럼 어렸을 때도 어쩔 수 없이 의존적이었음을 기억하게 되면 더욱 그렇다. 어린 아이들은 의존적이기 때문에 더 행복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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