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친구가 오랫만에 전화를 했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암에 걸린다"는 말이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건강 관련 문제에서는 통일된 의견이 쉽지 않지만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나쁘거나 그럴 가능성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
도시의 삶이 낭만적일 것이라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은 "몸을 움직일 틈이 없다"고 자주 불평한다. 특히 자가용으로 출퇴근족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만 생활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서 일할 수밖에 없지만,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허리를 좌우로 틀어보거나 어깨를 들썩이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주면 좋다. 또 한번씩 일어나서 움직이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다. 해마다 발생하는 암 중에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은 신체 활동성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캐나다 캘거리의 알버타 헬스 서비스(Alberta Health Services)에서 미국인의 신체 활동 자료와 암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한 해 새로 발생하는 암 환자 중에 9만 건 이상, 구체적으로 유방암은 4만 9000건, 대장암은 4만 3000건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암학회에서 오래 앉아있는 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12만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앉아있을수록 조기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젼 앞에 1시간 앉아있을 때마다 기대수명에서 22분씩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더라도 더 많이 앉아있을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기 사망률이 더 높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하루 6시간 계속 앉아서 텔레비젼을 본다면 수명이 5년이나 줄어들 수 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있는 사람들 중 54%는 심장마비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에 많은 시간 앉아있는 것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라도 당뇨병, 비만, 비알콜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하루에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들은 3시간 이하로 앉아있는 사람들보다 13년 간 죽을 확률이 여자는 40% 이상, 남자는 18%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하루에 30분씩 달린다고 해도 나머지 시간에 줄곧 앉아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덜 앉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암에 걸릴 확률을 훨씬 줄일 수 있고, 하루에 30분 정도만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유방암과 대장암의 발병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9시간 30분 정도 의자에 앉아있게 되는데, 한 시간 동안 계속 앉아있었다면 너무 많이 앉아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신체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암,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추거나 직접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떻게 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까. 320명의 폐경기 이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할수록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지고, 체지방, 염증, 대사 호르몬, 성스테로이드 호르몬을 감소시킴으로써 암의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운동을 할 만한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사무실에서 최대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움직이면서 전화하고, 식사는 밖으로 걸어나가서 먹고, 이메일이나 전화 대신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화장실은 계단을 이용하여 한 층 아래나 위층을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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