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본질적으로 비어 있다. 비어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구름처첨 물결처럼 일어났다 사라진다. 생각과 감정과 기분들도 아무 것도 없이 텅빈 마음 속에서 생겨나 일순간에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생각과 감정, 그리고 기분이 생겨나지 않는다면 그것들을 만들어 내면 된다.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아주 빨리, 연달아서도 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생각이나 감정, 혹은 기분들이라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지 않는다면 그냥 곧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 혹은 느낌이나 기분들 그 어떤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그것들이 생겨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좋은 생각이라거나 나쁜 생각이라거나 이것이 마음에 든다거나 별로라는 생각들조차도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심지어 가려움 같은 단순한 것도 관찰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없는 텅빈 마음의 자리에서 일어나 곧 다시 마음 속으로 사라진다.
드넓은 바다 위에서 파도가 일어났다가 가라앉는 움직임처럼, 나의 자각 속을 통과하는 모든 것을 그냥 지켜보되 생각이나 감정 등을 차단하거나 뒤쫓아갈 필요도 없다. 그것을 뒤쫓거나 나를 끌고 다니게 내벼려두면, 그것들이 나를 한정 짓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현재의 순간에 열린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반면에 나의 생각을 차단하려고 시도한다면 마음이 매우 좁아지고 작아질 것이다. 생각과 감정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의도적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다.
움직임을 잠시 차단하여 일순간 평온함을 성취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좀비처럼 살아있는 시체와 같은 평화일 뿐이다.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분별력과 명확성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마음을 단지 있는 그대로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결국 저절로 차분해지고, 한층 넓어진 느낌이 드는 한편으로 사물을 편견 없이 분명하게 경험하는 능력이 점차 커질 것이다. 일단 이런 생각과 감정과 기분들이 오가는 것을 자각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모두 상대적인 현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것들은 단지 어떤 다른 경험들과의 관계에서 반응-역반응의 역학에 의해 정의될 수 있을 뿐이다. 행복한 생각은 불행한 생각과의 차이에 의해 구별된다.
키가 큰 사람이 더 작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크다'고 구별되듯이, 그 사람 혼자서는 키가 큰 것도 작은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생각 혹은 느낌은 다른 생각들과의 비교를 거치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이라거나 부정적이라고 설명될 수 없다.
상대적인 비교가 없다면 하나의 생각, 느낌, 지각은 단지 있는 그대로의 것일 뿐이다. 그것은 본래 성질이나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비교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자체로 정의내려질 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