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엄마의 젖을 찾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먹고 살기 위한 그 의지는 생각이나 인식 이전에 작동한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찾는 것은 어른이라고 다르지 않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짝을 얻거나 후손을 남기기 위한 행동도 똑같다.
이처럼 생각이나 인식 이전에 작동하는 의지를 보통 '충동'이라 하고, 이런 충동은 생존과 번식,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작동하는 성분이다. 이것들은 '식'이라고 이름 붙은 작용 이전에 존재하고 작동한다.
생각 없이 인식 없이 행동하는 이런 행동들을 흔히 '맹목적'이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사실 그런 충동이 비록 '생각이 없다'고 해도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존의 지속이 바로 그 목적이다.
의지나 충동이라 불리는 이런 행동은 무명을 조건으로 작동한다. 이 때의 무명이란 조건은 행동을 적극적으로 규정하는 요인이라기보다는 행동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조건이고, 생명체의 충동이 헤쳐나가야 할 조건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이런 무명의 속으로 '던져지며' 태어나는 것이다. 무명의 세계란 생존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이고 적응해야 할 조건이다. 살려는 의지인 행동은 이 알 수 없고 아직 알지 못하는 세계에서 어떤 인식이나 판단보다 먼저 작동한다.
일단 작동하고 행동하며 시작하는 것이다. 생명의 원초적 힘인 의지나 충동을 맹목적이라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무명의 세계와 직접 대면하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고 충분히 알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생존을 위한 길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처럼 여기저기 더듬고 이지저리 몸을 옮기며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려는 것은 생명의 본성에 속한다. 생명의 존재에 이유는 없다. 우리 인간의 존재는 함목적적인 존재의 본질이나 목적 없이 태어났다.
인간 뿐만 아니라 야생의 모든 생명체는 태어났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살아가고 있다. 생명이란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생존을 지속하는 문제에 관한 한 맹목적이다. 존재하기에 존재하려는 것이다. 세상을 통찰하는 어떤 생각 없이도 존재를 지속하려 한다.
생명을 지속하려는 이런 의지나 충동을 생명력이라 말할 수 있다. 생명 있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과 다른 점은 존재를 지속하려는 의지가 생존능력을 고양시킨다는 사실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생존 가능한 능력를 증가시키고, 환경 적응을 위해 변화한다.
생존 지속을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가기 위해 생명체는 자신이 처한 조건에 대해 알고자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알 수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무상의 세계 속에서 삶을 지속할 단서를 찾으려 본능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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