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적극적으로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해, 본질에 대해 파고 들며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정들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다. 이런 생각들을 통해 나만의 철학을 갖추는 과정이고, 생각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우리 인생에서는 전통적으로 오래전부터 집안에 대해 생각하고, 조상의 정신들을 배우고 이어가려 노력하는 문화가 있었다. 마치 스님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명상에서의 화두와 같은 것이다. '화두'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야기의 첫머리'라는 뜻이다.
자신의 삶에 중심이 되는 주제나 목적이 되는 핵심적 방향을 말하기도 하는데, 본래는 '말 그 자체'보다 '앞서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문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본질에 닿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말의 의미를 애써 해석할 필요가 없으며, 일종의 역설과 비유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깨달음을 통해 참된 의미를 알 수 있다. 깨닫기 위한 일종의 도구나 수단, 또는 방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최소한의 수단, 즉 조각배나 뗏목과 같아서 일단 강을 건너고 나면 더 이상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그런행위 자체에 집착하게 되고, 삶이나 수행에 방해가 될 뿐이다.
말 이전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요즘 정치의 계절에 온갖 달콤한 미사여구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홀리는 지켜질 수 없는 뻔한 약속들을 입으로 내뱉고 있는 인간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말과 같다.
삶에 대한 좋은 생각들은 우선 먼저 자신의 생각에 간절한 의문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나에게 좋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감응이 없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와닿지도 않지만, 나에게는 절실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얼마 전까지 좋았던 생각들이나 주제들이 지금은 별 쓸모가 없을 수도 있고, 중요한 것은 나에게 의문을 일으키는 주제여야 하며, 내 마음 안에서 진정한 의문과 진정성이 깨어날 수 있는 생각들이어야 세상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성철 스님께서 제자들에게 '어떤 것이', '어째서'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라고 강조했던 이유일 것이다. 숭산 스님께서 '나는 누구인가? 오직 모를 뿐'이라는 간단한 화두로 전 세계에 한국 불교를 전파한 것이도 똑같은 상황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오직 모를 뿐. 다만 정진하는 것이야'라며 끊임 없이 답을 찾아 노력해야 할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에는 특별하거나 명확한 답이 있을 수 없다. 나에게는 답이 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 복합적이고 이중적이고 변증법적인 바른 생각의 의미를, 말하기 이전의 생각을 정답인 양 자신 있게 표현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저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마음에 간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뿐이다. 내가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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