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물도, 빛도, 기온도 무상한 변화의 흐름이고, 심체의 움직임 또한 무한속도로 변화한다. 그런 무한속도 속에서 변화하는 일종의 예측불가능한 복잡한 혼란 속에서 우리 생명체는 살아남아야 한다. 생존의지가 이런 복잡한 카오스를 향해 신체를 밀어부친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현상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사는 데 필요한 어떤 단서를 나비효과처럼 초기 조건에 매우 민감한 비주기적이고 비선형인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서 찾아내야 한다.
그런 변화에 따라갈 수 있게 해줄 단서를 포착해야 한다. 하지만 무한속도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포착할 수는 없기에, 작은 단서라도 잡으려면 변화 속에서 반복되는 것을 포착해야 한다. 주위에 있는 것들에서 반복되는 단서를 포착해야 한다.
반복되는 것을 연결하고 반복되는 속도와 리듬을 찾아내고, 그렇게 되돌아오는 것의 성질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자연의 변화를 되돌아오는 계절의 반복으로 파악하고, 비슷한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것들을 같은 동물로 파악한다.
되돌아오며 반복되는 것들을 연결하며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변화하는 세계에 대응하며 살 길을 찾는다. 이는 무한속도의 변화를 감속시켜 유한 속도로 바꾸고 그 유한속도마저도 자신이 감당할 있는 것으로 낮추는 것이다.
인간 사회와 같이 겉보기 현상은 규칙적이지만 구성 요소들이 복잡한 경우도 수많은 구성 요소들이 복잡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체계는 종종 놀라울 정도의 질서와 규칙을 갖는 집단 현상을 나타낸다.
각각의 구성 요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새로운 질서와 규칙을 만들어 낸다. 그럴 때마다 하나의 상을 만들고 그림을 그려 보여주며 거기에 이름을 붙인다.
이런 대응은 다음에 유사한 상황을 만났을 때 판단의 자원이 되고, 생명체들은 모두 그 나름의 방법으로 유사하거나 비슷한 것들을 하나고 묶고 그것들에 이름을 붙이며, 그렇게 포착된 것들을 분류하고 연결한다.
반복적으로 만나는 것들을 동일한 것으로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 연결하고 하나의 동일한 대상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명명된 대상들을 연결하고 직접 조합함으로써 나름의 세상을 구축하며, 이를 질서의 세계, 즉 우주라고 한다.
무상한 속도를 적절하게 감속하거나 고정시키며 얻은 그때 그때의 판단이나 그 자원이 되는 정보들과 그런 판단이나 식별의 작용을 식(識)이라고 한다. 식이란 무명의 카오스에 대응하며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만들어낸 질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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