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의뢰받은 자살 사망자 289명의 사례와 심리 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가족 352명을 대상으로 유가족 특성을 분석 결과, 자살자의 92%가 말과 행동 변화를 통해 자살 징후의 경고 신호를 보냈다.
유가족 5명 가운데 1명만이 인지했고, 경고 신호를 인지한 유가족의 22.8%만이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데려가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고, 36.8%는 걱정은 했지만 자살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도움을 주려 노력했지만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다(33.3%).
어디다 무엇을 염두에 두고 들으면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을까?
첫째가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가 지금 자신의 고통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당사자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지, 가능한 한 본인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섣불리 예단하거나 예측하다 보면 실제와는 다르게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에게 1년 전에 걸린 위암 때문이라고 속으로 생각하여 일방적으로 말을 해버리면 대화의 맥이 끊어지고 만다.
"그러시군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데요?"라고 의례적으로라도 물어보면 "이번에 납품해야 할 제품에 하자가 너무 크게 났거던요."라는 대답을 듣고 '묻기를 잘 했구나'하고 속으로 안도할 수도 있다. 만약 예측한 대로 대응을 해버렸다면 깊이 있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올 수 없게 된다.
그러니 고통에 대한 해석은 나의 예측이 아니라 당사자 본인에게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 성급하게 단정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상대가 직접 말을 할 수 있도록 "그 때 마음이 어땠어요?", "왜 그렇게 느끼셨나요?" 같은 질문을 통하면 착오를 줄일 수 있다.
상대의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되도록 충고의 말보다 잘 들어주는 것을 자신이 배려받았다고 여기고, 어떤 누구의 소리라도 잘 들으려 집중하면 서로 연결된 뭔가 공통된 것이 있는 것처럼 느낀다.
둘째로 염두에 둘 점은 지금까지 당사자가 고난들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이다. 과거의 대응방식을 알면, 다른 고통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을 때도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정면 승부를 하여 이겼다"고 하는 사람과 "그냥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는 사람이 같을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 힘이 되는 요소나 해결책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상대에게 보다 적합한 답을 찾으려면 조금 더 깊게 문제를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상대를 나로 바꿔도 마찬가지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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