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이 밤의 끝이자 낮의 시작이고, 따스함의 겨울의 끝이자 봄의 시작이며, 마음도 어떤 한 생각의 시작이자 다른 생각의 끝이라 분명하게 칼로 자르듯이 시작과 끝을 분명하게 구분하기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사람 사이 차이감도 마찬가지다.
서로간의 차이감은 모든 존재들과 내 주위의 세상과 내가 일체화되는 더 유동적이고 더 부드러운 느낌에 자리를 내준다. 이 일체감을 통해 이 세상이 전혀 무서운 곳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도 그냥 다른 사람이 아니며 나와 마찬가지로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자신이 아는 최상의 방법으로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며, 그렇게 되기 위한 통찰과 지혜와 이해를 모두가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의미 있는 것을 의미 있게 보고, 의미 없는 것을 의미 없게 바라보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마음을 통해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마음이 만들어내는 그런 허상에 사로잡혀 더 많은 상상을 하도록 부추기기도 한다.
이런 마음이 만들어내는 한 편의 드라마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거나 엔돌핀에 취해서 나 자신의 문제를 더 크게 느끼게 되는 무서운 상황에 빠질 때도 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들과 싸우는 등의 긴장감을 즐긴다.
상대에게 대항하는 나의 느낌을 강화함으로써 그것들이 내 개인의 느낌을 재확인해 주게 된다. 우리가 '개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실제로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일 뿐 본질적으로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영화를 비추는 영사기와 같다. 영사기가 스크린에 영상을 비추듯이, 마음은 지각되는 현상들을 인지 화면에 비추어 그것을 '바깥 세상'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생각, 감정, 기분을 내면 세상, 나라는 다른 화면에 투영한다.
이를 통해 불교적으로 절대적인 실체와 상대적인 실체의 관점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절대적인 실체는 공으로 지각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경험의 무한하고 덧없는 흐름으로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상태이다.
지각 작용을 순식간에 흘러가는 상황적 사건에 불과함 것으로 인식하면 그것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으며, 나와 남이라는 모든 이원론적 구조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상대적인 실체는 내가 지각하는 모든 것이 실재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유발된 경험의 총합이다.
모든 사물은 '바깥 세상'이나 혹은 '여기 안에' 존재한다는 생각 습관은 포기하기 어렵다. 이것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환상들을 모두 내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내가 '남'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실은 내 마음이 자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내가 나의 지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면서 꿈 속에서 사물을 바라보듯 나 자신의 지각을 즐기며 나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경험들에 경탄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환영의 차이를 인식함으로써 내 지각의 일부가 치우치거나 틀릴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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