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태어나면 죽고, 오면 가고, 만나면 헤어지고, 만들어지면 파괴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얼른 보면 인생을 살아갈 필요가 없는 회의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바람을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부정적 저항은 그것이 무엇이든 이런 저런 형상에 대해 부정하는 마음으로 나타난다. 부정적 감정이란 모두 저항하는 마음이다. 그런 면에서 부정과 저항은 동의어라 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쓸모가 없다.
저항하는 마음이 분노나 초조함, 우울감이나 원망이나 절망 같은 감정적 업장을 자극하면 대수롭지 않는 상황에서도 분노, 절망, 깊은 슬픔 같은 강한 부정적 감정이 일어난다. 에고는 부정적 감정을 통해 현실을 조작하여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부정적 감정을 통해 바람직한 조건을 끌어오면 바람직하지 못한 조건에 해소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불행해질 때마다 마음을 잘 살펴봐야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바로 불행이다. 불행한 마음자리에는 항상 그런 무의식적 믿음이 깔려 있다.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받아들이고 집착하거나 저항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의 순간순간의 삶에 머물고 즐기며 모든 사물과 조건의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마침내 평화를 찾게 된다.
삶에 저항하지 않게 되는 것은 좋고 싫음을, 나와 관련을 맺으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것이라는 주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눈에 보이는 형상, 무엇을 행하거나 소유하거나 획득해야 하는 현실적 삶의 조건도, 외형적인 살림살이도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되는 경향이 있다.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물이나 사람, 조건 등이 아무런 수고나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다가온다.
그런 것은 일시적으로 다가왔다가 또 썰물처럼 사라질 것이지만, 지속되는 동안 자유롭게 즐기고 감사하게 된다. 거기에 의존하지만 않는다면 상실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나 걱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다. 삶이 편하고 순조로워지는 것이다.
2차적 원인에 근거해서 만들어지는 행복은 결코 깊지 않다. 아무런 저항 없는 상태 속으로 들어감에 따라 내면에서 선명하게 느끼는 평화와 존재의 기쁨에 비하면, 희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존재함은 좋고 나쁨, 행복과 슬픔 같은 마음의 양극단을 넘어 눈에 보이는 형상에 의존하고 있는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주위의 모든 것이 붕괴되고 무너진다고 해도 우리는 깊은 내면의 평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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