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차원에서는 삶의 모든 고통이 환상에서 시작된다. 고통은 외형적으로 눈에 보이는 모습과 자아를 동일시하는 데서 시작된다. 존재의식을 일깨워 나 자신과 모든 사물 사이의 깊은 연대를 깨닫는 것이 바로 자비심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이나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늙고 병들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다. 내가 어떤 사람과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기억해야 할 사항이 바로 이런 공통점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어느 때가 되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시체가 되었다가 먼지로 변해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존재의 그 자체의 있는 그대로에 대한 겸손한 깨달음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그저 하나의 사실일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모든 피조물은 완전히 똑같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나의 육신을 포함한 물질적 형상의 사라짐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 속에 깊이 들어갈수록 물질적 형태 속에 있는 나의 자아적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죽는 것은 단지 나의 존재 중에 참되지 않은 겉으로 드러나는 이름과 형태와 환상일 뿐이다. 나의 참된 본성에 대한 인식이 또 다른 자비심의 한 측면이다. 그런 자비심의 관점에서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들의 불멸의 존재감을 인식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차원에서 누구도 죽음을 외면하거나 피할 수 없다는 사실과 존재의 불안정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존재의 차원에서는 영원하고 빛나는 생명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자비심의 두 측면이다.
겉으로 보이는 상반되는 슬픔과 기쁨도 자비심 속에서는 하나로 융합되어 깊은 내면의 공간으로 변화되는 깨달음의 이치다. 자비심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느낌이며, 위대한 치유의 힘을 가져오는 변화 능력을 함께 가지고 있다.
다른 존재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는 것도 분명 높은 깨달음의 의식 수준이지만, 단순한 자비심의 일부일 뿐이며 그것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자비심은 공감이나 연민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비심은 슬픔이 눈에 보이는 모습을 초월한 존재 그 자체의 기쁨과 영원한 삶의 기쁨과 융합될 때에야 비로소 일어나게 된다. 죽음이 있다고 믿으니까 육체가 존재하거나 죽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육체와 죽음은 동일한 환상의 일부이며, 삶의 근원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스스로 분리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믿는 자아에 의해 창조된 허상일 뿐이다. 나의 존재를 생노병사하는 육체로 인식하는 것이 바로 환상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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