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경탄하거나 사랑, 환희와 만족감은 기쁨의 감정이며, 분노나 공포, 미움과 연민, 그리고 질투 등은 슬픔의 감정으로 분류된다. 모든 감정의 바탕에는 기쁨과 슬픔이라는 일차적인 감응이 자리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 혹은 일과의 만남으로 인해 나의 신체나 정신의 능력이 증대하는 경우는 기쁨의 감응이 만들어지고, 그 만남으로 인해 나 자신의 능력이 감소하는 경우 슬픔의 감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쾌감과 불쾌감 혹은 기쁨과 슬픔의 감수작용은 일종의 분별작용이지만, 그것은 생명의 자연스런 분별작용이다. 생명은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신체적 능력이 증대함은 자기 존재의 지속 가능성이 커짐을 의미한다.
그런 관점에서 쾌감과 불쾌감, 기쁨과 슬픔은 그 자체로 생명력의 증가와 감소를 의미하는 자연스런 반응이다. 생명이란 그런 능력의 증가를 지향하고, 동시에 생명에는 다양한 중생들의 층위가 있기 때문에 쾌감과 불쾌감의 반응 또한 복합적이다.
신체 세포가 느끼는 쾌감과 불쾌감이 있다면, 기관과 신체 전체가 느끼는 쾌감과 불쾌감도 각각 있을 수 있으며, 서로 똑같지 않다. 입에 달콤한 쾌감이 위장이나 신체 전체에는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 있고, 입에 쓴 약처럼 그 반대도 있다.
모두들 쾌감을 주는 음식을 먹고 즐기지만, 어느 부분의 쾌감에 따르는가에 따라 다른 신체적 결과로 귀착된다. 그러므로 감수작용의 차원에서도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과 만다는 것이 좋은지 구별할 수 있고,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말할 수 있게 된다.
쾌감이나 불쾌감, 기쁨이나 슬픔의 감수작용이나 그에 따른 판단인 좋음과 나쁨은 그 자체로는 자연적으로 신체나 정신 능력의 증감을 만들어내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좋음이란 능력의 증가를 추구하는 생명체를 이끄는 자연적인 힘을 갖는다.
담배나 술이 주는 감각적 쾌감도 신체에서 야기되는 건강상의 나쁨도 모두 의식이 내리는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신체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반응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은 좋은 것일 뿐 아니라 생존에 필수적이고, 먹지 못하면 신체능력이 저하하고 죽게 된다.
이런 자연적인 힘을 따라 사는 것이 좋은 삶을 위한 윤리이며, 생리적이나 자연적인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 좋음과 나쁨은 선과 악이란 범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식은 몸에는 나쁘지만, 악이라고는 할 수 없고, 과도한 운동 또한 똑같다.
좋음과 나쁨이 윤리학의 기본 범주를 이룬다면, 선과 악은 도덕의 기본범주에 해당하며, 선과 악의 판단은 조건과 무관하게 행해지지만, 좋음과 나쁨의 판단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배 고픈 사람에게는 음식이 좋은 것이지만, 배탈 난 사람에게는 나쁜 것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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