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적극적으로 즐기면서 새로운 형태와 환경을 만들고 창조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그저 살아가는 삶의 한 모습일 뿐 나 자신의 자아 자체는 아니다. 나의 신체 에너지도 항상 최고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강을 리듬을 가지고 반복되는 것이다.
열정적 에너지가 높을 때가 있으면 당연히 낮아져 회복이 필요할 순간이 오고, 매우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도전의 시간이 있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멈춘 듯 무슨 일을 해도 아무 소득이 없어보이는 때도 있게 마련이다.
'아홉수''삼재' 같은 것이 그래서 우리 삶에 깊게 자리잡게 되지 않았을까? "마지막 관문"이라는 아홉수의 상징성을 이용해 "완성을 눈앞에 두고 삐끗하다", 다시 말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다"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아홉수의 저주(?)에 제대로 걸린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미호 이야기다. 인간이 되기 위해 1000개의 간을 먹어야 하는데 999개까지 먹고 주인공에게 퇴치당하거나, 1000년동안 수행해야 하는데 1년을 남기고 주인공에게 맞아죽는다.
이런 이유인지 아홉수 나이에는 액운이 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전통적으로 이 나이에는 이사나 결혼 등의 큰 일을 꺼리고, 은수저 등을 선물하여 액운을 쫓곤 한다. 실제로 스포츠계에서는 이러한 아홉수가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야구 명언 중에 "2할 9푼타자는 하루에 2안타를 치면 좋다고 가족들에게 전화하지만 3할 타자는 하루 2안타를 쳐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연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실 두 사람의 기록 차이는 130경기 기준이면 안타 2~4개, 많아야 10개 이하다.
일상의 삶에서도 주기에 차이는 있지만, 좋을 때와 나쁠 때, 잘 될 때와 잘 되지 않을 때의 리듬이 반복된다. 질병은 침체된 에너지 주기에 저항해서 싸울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시 뛰기 위해서는 침체기, 즉 휴식기가 절대 필요하다.
마음과 삶이 서로 동화되어 있는 한 불가피하게 누구나 성공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자존심과 정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그러면 이런 침체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기가 어려고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의 지성이 자기방어 수단으로 나 자신을 멈추게 해서, 재생산을 하기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해 질병을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주의 주기는 만물의 무상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모든 조건은 매우 불안정하며 언제나 유동적이다. 무상함이란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조건과 모든 상황의 특징이다. 이 모든 것은 언젠가는 변하고 사라진다."는 부처님 가르침이나 "지상에 쌓아놓은 재물은 좀먹거나 녹 쓸어 못쓰게 되며 도둑이 품쳐간다."는 에수님 말씀과도 통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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