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경험에서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몸과 정신의 감각으로부터 받는 정보는 대부분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산만하게 만드는 근원이 된다. 마음은 감각기관을 통해 받는 정보에 고정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육체를 통해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감각을 통해 받는 정보를 막으려 하거나 감각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려고 한다면 분명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감각과 친구가 되고, 감각기관을 통한 정보를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산만한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수단으로 산만함의 원인 자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유리를 자르고 싶다면 유리를 이용하고, 쇠를 자르려면 쇠로 만든 도구를 이용하듯이 산만한 감각을 잘라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감각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형태와 색깔을 알아차리기 위해 시각을 이용하고, 소리를 알기 위해 청각을, 냄새을 맡기 위해 후각 능력을, 맛을 위해서는 미각을, 신체 감각을 위해서는 촉각을 이용한다.
감각을 통해 내가 받는 정보는 산만함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훌륭한 수행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조용히 나의 지각을 관찰하게 되면 삶이 한결 쉬워진다. 내가 지각하고 있는 것에 감정적으로 개입하는 정도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
나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사람에게 '이 사람의 목소리는 상당히 크고, 어조는 조금 날카롭고, 만들어내는 소리는 모욕이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인 듯하구나'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받는 감각 정보에 가볍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상대의 목소리와 관련된 감정적, 지적 내용으로부터 분리되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나를 상처 입힐 수 없게 된다. 나 또한 상대가 하는 말을 방어적으로 듣지 않게 되면서 마음이 충분히 열리고, 나 자신의 온전함을 손상시키지 않게 된다.
마음이 몸의 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부드럽게 자각하고, 관찰하도록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고요하게 유지하면서 감각이 일어날 때 단순히 그것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그것으로도 휴식이 가능해진다.
대부분의 감각에는 어떤 종류의 신체적 근거가 포함된다. 앉아있는 의자, 바닥, 펜, 옷, 동물, 사람 등과 우리 몸은 접촉하게 된다. 이런 직접적인 신체 접촉에서 오는 뚜렷한 감각뿐만 아니라 접촉하지 않는 미묘한 느낌의 감각도 가능해진다.
특정한 감각을 피하려 할수록 그것이 더 커지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법을 제대로 배우면 배울수록 어떤 불편함도 조금 더 참을 수 있게 된다. 감각을 관찰하면 순간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고통스러운 감각일수록 객관적으로 바라보라고 권하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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