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소아암환우돕기 2018행복트레일런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조직위원들끼리 간단한 늦은 점심과 뒷풀이를 마치고 나와 세곡동에서 수서역쪽으로 걸어오다가 서울구치소 쪽으로 해서 탄천 산책로로 내려가려고 했다.
도로를 건너 탄천둑으로 도로로 갔더니 내려가는 길이 있기에 신나게 하천 바닥 쪽으로 내려갔는데 중간에 길이 없어졌다. 그냥 되돌아오기게 자존심이 상해 그냥 물가로 더 잡풀을 헤치고 갔지만 진짜로 길이 없다.
대략난감해 하다가 하천 하류 쪽, 즉 잠실 방향으로 올라오면서 길찾기를 포기하고 다시 천둑으로 올라오니 거이에 떠억하니 멋진 산책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길로 오다가 정상적인 탄천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우리가 세상에서 마음이 드는 사람을 만났다면 구애 과정에서 각자의 남자와 여자가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는 식의 기대 자체가 다 부질없는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남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연애지침서에 나오는 규칙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남자상에 들어맞는 남자들은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남자들보다 더 여자를 이용해먹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단순하게 전통적인 성향의 남자들은 자신이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길가다가 잘 모르면 그냥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 경향이 있다. 대강의 감만으로 헤매다 고생한 경험들 때문에 생긴 비상대책인 셈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오히려 더 나의 방향 감각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가다가도 계속 가기보다 헷갈릴 때는 주유소나 파출소에 들러 꼭 물어본다. 막무가내로 그냥 막 달려가는 사람들보다 훨씬 덜 지치며 더 빠르게 내가 가야 할 길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를 놓치고도 자존심 때문에 그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서 계속 진이 빠지도록 헤매는 것보다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도움의 방법을 찾아 의지하는 것이 몇 배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지금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주도할 권리를 타고났다고 믿는 사람보다는 길을 묻는 남자가 여자를 덜 실망시킬 것은 확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가 생물학적 진화 양식에 따라 서로 다르게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남여가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은 사회문화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의 많은 부분이 사회 문화적 영향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언제든지 함께 시작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