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느끼는 일상의 감각들에는 어떤 신체적 근거, 즉 우리 몸과 접촉하는 어떤 대상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접촉에 의해 뚜렷한 신체 감각이 만들어진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에 의한 이런 종류의 감각뿐만 아니라 직접 접촉과 관련 없는 미묘한 신체 느낌도 있다.
길을 달려가다가 신발 안에 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가 들어와 발가락을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게 되면, 이런 통증을 피하기 위해 착지할 때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면 그럴 수록 더욱더 통증이 명확해지고 결국 걸음을 멈추고 신발을 벗고 모래를 내보낸다.
그런데 그런 통증이 생기는 이유가 모래 알갱이 때문임을 알고 있으면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대부분 그냥 불편감을 더 잘 참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착지하는 순간 신발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일부는 그것을 다만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며 그냥 가자고 하고, 이에 대립하는 충동은 그런 불편감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라고 권하고 있음도 알게 된다. 회피와 받아들임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회피와 수용을 동시에 바라는 과정에서 내 마음 전체가 관여하고 있으며, 그런 마음 작용을 관찰하는 과정이 직접적인 회피나 수용보다 더 흥미로울 때도 있다. 나 자신이 내 마음의 작용을 다만 관찰하기만 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여름 비속에서 야외 운동을 하다 보면, 차가움과 뜨거움, 배고픔과 배부름, 멍함과 어지러움, 두통과 코막힘, 목아픔과 무름이나 허리 통증 같은 유쾌하지만은 않는 통증이나 불편감들을 직접적으로 자각하게 된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각되는 불편감이나 통증은 대부분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느낌을 걱정하거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마음을 빼앗기면 거의 대부분 고통 자체가 갈수록 강도가 커지게 된다.
고통이나 불편감을 인내의 대상으로 삼으면 그런 감각을 참는 훈련에 이용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밝음을 인식하는 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일상의 삶에서 마음이 다양한 해결책을 다루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장거기 비행기를 타거나 차안에서 다리나 허리에 불펀감이 생기면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대신에 실제로 감각을 인식하고 기록하는 것은 정신적 의식 활동이다. 특정 부위 대신에 그것을 느끼고 있는 마음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마음에 주의를 집중한다고 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통증을 피하려 애쓰기 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는 연결점이 되고, 그런 관점의 변화가 마음의 무한한 능력을 점검하고 감상하는 수단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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