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불쑥불쑥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러 생긴다. 그럴 때는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가 아니라 나 자신의 따뜻한 존재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혹시 다른 사람을 쫓아 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내가 바깥으로, 다른 대상을 쫓는 삶을 살아갈수록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되게 된다. 내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 다시 돌아가야 한다. 부드러운 아침 바람과 비가 떨어지는 소리, 조용한 찻 잔, 배와 가슴과 머리가 역동하는 느낌을 즐겨야 한다.
바로 여기가 내가 있을 자리다. 나 자신의 부드러움 속으로 가라앉아 아름다움 고독과 상쾌한 아침 속으로 나의 외로움이 녹아들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그래서 혼자라는 그 자체가 바로 기적인 삶의 감동을 느끼게 되는 좋은 일이다.
혼자라는 생각이 아무 이유 없이 슬프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아침 햇살 속에서 새가 즉흥적으로 부르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슬픔의 이유를 묻고 싶지 않게 된다. 지금의 이 슬픔은 치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귀에 들리기 위한 것일 뿐이다.
지금 여기서 나의 사랑스러운 품으로 들어가기 위해 슬픔이 생겨나는 것이다. 슬픔은 나를 벌주러 오거나 얼마나 정신적으로 피폐해 있는지 폭로하지 않는다. 불결하지도 내가 무식하다거나 자각과 깨달음, 평화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슬픔이라는 존재는 내가 잘못을 저질렀거나 손해나 손상을 입거나 내가 추구하는 기쁨과 상관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내 안에 들어와 있으며, 내 안에는 슬픔이 앉아 쉴 충분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 또한 자각한다.
내가 슬픔 사람이 아니며 내가 슬픔 속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슬픔을 위한 거대한 공간이며 집이고 사랑스러운 안식처일 뿐이다. 존재는 목적이 아니므로 감정은 결코 삶의 장애물이 아니다.
나 자신을 슬픔으로부터 구원하려 애쓰지 말고, 슬픔이 오이혀 나를 치유하도록 내버려두자. 내가 모두 잊었을 때 슬픔이 나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고, 나의 광대한 마음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
슬픔은 나의 어느 부분으로부터도 분리되지 않겠다는 결의와 나의 몸에 대한 헌신을 나에게 알려주게 만드는 것이 내가 어렸을 때 누렸던 더 큰 행복으로 가는 초대장이기 될 수 있로록 만드는 길이다.
슬픔과 두려움, 외로움과 절망감까지도 문제로 받아들이고 해결하려 노력할수록 더 문제가 되는 문젯거리를 만들어낸다. 지금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현실 또한 조만간 열리고 부서져 열리며 , 생성과 소멸의 길로 들어가게 된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