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한하고 초월적 진리와 그 진리가 지닌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우리 모두는 이런 본성을 가지고 있다. 이기심을 놓아버리고 상호연관되어 있는 실재 안에서 다른 모든 존재와 주고 받으며 상호작용을 할 때 현실적 본성의 체험이 가능해진다.
상호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있는 사물의 상태로 끊임없이 새로운 연관과 가능성, 새로운 문제와 생명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상호의존하며 움직이고 있기에 삶에는 견고하고 불변하는 기반이 없고, 영원히 서 있을 수 있는 곳도 없다.
이렇게 세상의 공함을 깨달아 무근거성을 거스르지 않고 그것을 타고 헤엄친다면, 즉 무근거성이 나를 지탱하게 하고, 내가 그것에 의지해 움직인다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의 수영은 가능할 뿐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된다.
열반이나 공, 혹은 상호존재나 무근거성 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다른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 방식대로 존재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즉 내가 경험하는 사물 같은 어떤 것이 아니라 그냥 '무'이다.
사물들이 상호연관성 안에서, 그리고 상호연관성을 통해 존재하는 데 반해, 공과 열반은 그 사물들의 연관되어 있음 그 자체이다. 공과 무근거성은 어떤 과정, 실제로 그것에 의해, 그 안에서, 그것을 통해 모든 것이 존재하고 생성하는 과정 자체다.
모든 존재는 이런 어떤 에너지장 안에서, 그리고 이 장에 의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에너지장은 그 안이 모든 활동과 함께, 그 안의 모든 활동을 통해 존재한다. 그런 활동이 없다면 당연히 에너지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이 에너지장은 그런 활동으로 환원되거나 귀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 즉 상호존재는 부분들의 합이지만, 모든 부분들을 더한 것보다 더 크다. 궁극적 실재와 유한한 현실 세상의 삶의 현상들이 둘이 아니라 하나의 생사의 삶임을 느끼게 만든다.
생사란 하루 일하고 하루 괴로움을 겪는 나의 일상, 끊임없이 변하고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 나의 세속적 실존이다. 이런 일상이 열반, 즉 깨침 그 자체이기에, 내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이 유한한 현실이 열반 혹은 공을 발견하는 곳이다.
즉 초월적이고 추상적 실재인 공은 인간, 동물, 식물, 사건들 간은 세계의 구체적 형상들 안에서 발견되고 표현된다는 의미다. 이 개별적인 형상들은 공 없이는 있을 수 없지만, 동시에 개별적 형상들 없이는 공도 있을 수 없다.
열반과 생사, 공과 색은 구별되고, 뒤섞어 한 덩어리로 만들 수는 없지만, 개별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가 다른 하나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상호의존성으로 결합되어 있다. 열반과 생사처럼 둘이 아닌 하나의 관계로 상호관련되어 둘이 아니지만 하나도 아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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