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에 먹는 밥을 포함하여 간식 시간의 과일이나 떡까지 단지 맛이라는 지각을 넘어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밥은 우리에게 행복호르몬이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깊은 만족감과 보상을 주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줄서서 먹는 집이 생겨나는 이유다.
그곳에 가면 언제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먹거리가 보이고, 적당한 크기의 밥그릇이나 국그릇에 금방 조리한 것이 분명한 듯한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항상 그 맛있는 음식을 만든 아내나 요리사가 생각난다.
어릴 때부터 자주 먹어 우리 뇌에 모종의 의미로 각인된 음식들은 정서적 수치의 형태로 우리 뇌에 저장되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당근이 간식용으로도 우리 몸에 더 좋을 뿐만 아니라 맛도 좋다고 하면 그는 이성적으로 수긍은 하지만 자신의 뇌는 속일 수 없다.
우리 뇌는 어릴 적 가정이나 학교 근처 식당에서 먹었던 밥이나 국물을 생각하면 아직도 입맛이 땡겨 달려가고 싶을 때도 있다. 유기농산물인지 아닌지는 내 내 속에 구축되어 있지 않고, 실제로 맛이나 영양가와는 관련도 없다.
대뇌피질이 아니라 안와전두피질의 주름 고랑 안쪽 깊숙히 존재하는 뇌섬엽의 섬피질에서 지방과 점성, 당분함량을 검사하는 일련의 특수부대가 우리에게 간식이 달고 기름진 음식보다 맛이 좋지 않고,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선택하지 말도록 알려준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맞는 선택을 하도록 수백만 년 동안 자기 일에 특화되어 온 뉴런들은 텔레비전에서 아무리 유기농 건강식품이 몸에 좋다고 선전하고 광고해도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영양학의 대가들도 우리 뇌를 속일 수는 없다.
건강에 좋다고 광고하는 음식들이 내 입맛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당연하다. 나의 안와전두피질이 단번에 다른 영양 모드로 전환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당근에 대한 입맛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경험치에 맞춰진 안와전두피질은 우리가 즐겁게 음식을 먹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왔다. 만일 아이들이 감자튀김이나 치킨, 햄버거, 젤리를 즐기며 성장했다면 어느 날 갑자기 야채로 입맛을 바꾸기 어렵다.
초콜릿이나 탄산음료 대신 사과와 물을먹으라고 강조하더라도 설득하기 어렵다. 누구나 나쁜 식습관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다. 살을 좀 빼고 싶다면 식욕을 참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항상 이런 의지 부족의 비난이 따라다니지만, 음식에 대한 표본이 없고, 정서적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도파민 분비 체계가 활성화되지 않고, 그러면 새로운 야채라는 미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즉각 보상 체계로 회귀하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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