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단지 상호연관, 상호존재, 상호존재들이 있을 뿐, 자비로운 타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부처님이 하느님처럼 인류의 전적인 구원자는 아니지만, 조력자이며, 열반의 깨달음을 체험하도록 도와주는 타자로 존재한다. 자비로운 타자는 있다.
이런 것들은 보살들의 이미지에 아름답게 담겨있다. 석가모니가 부처님이 되었을 때 보살이거나 보살이 되었기 때문에 대승불교에서는 보살이 될 것을 요구받는다. 모든 부처님은 보살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깨닫는 것은 동시에 지혜를 알고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지혜를 안다면 그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자비롭게 행동함으로써 나는 진실로 알게 된다. 이것 아니면 저것식의 생각 대신 이것과 저것 모두를 취해 식별하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저것은 바로 이것이다. 둘이 아니지만 하나도 아닌 실재인 불이가 바로 그것이다. 부처님에 의존하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의 힘에 의해 깨닫게 되는 것이다. 타력과 자력을 구별할 수는 있지만, 절대로 그 둘을 분리할 수는 없다.
타력과 자력은 상호 관련되어 있고, 서로에게 내재되어 있으며, 상호 존재하고 있다. 부처님이 깨달음에 이르도록 도와는 주지만, 그 깨달음이 우리의 마지막 안식처가 아니라는 것 또한 늘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
대중을 향해 더 나아가야 하는 할 곳이 있다. 안락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후에는 다시 열반을 향해 더 깊은 깨달음의 길을 가야 한다. 열반에 이르면 나의 자아라고 생각했던 것이 상호존재의 흐름 속으로 통합되고, 자력과 타력의 모든 구별은 더 큰 풍경 속에 흐릿해진다.
내가 모든 개인적 노력을 포기하고 오직 염불하는 것만 믿고 요구받으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자력과 타력 사이의 구별이 흐려진다. 자아를 초월하여 타자와 융합할 때까지 자아를 잊고 타자를 신뢰하며 그 타자가 떠맡게 하는 것이 바로 방편이다.
방편으로 쓰이는 언어는 자아와 타자로 이원적이지만, 그 결과는 불이이며, 자아도 없도 타자도 없다. 단지 놓아버리고 신뢰할 뿐이다. 타력이 되기 위해서는 자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타력이 자력이 되는 것이다.
어릴 적 자주 접했던 어떤 사건이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을 되풀이 하는 행동이 바로 방편의 가장 좋은 자력화의 좋은 예다. 부처님과 아미타불의 특별한 힘에 의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든 아니든, 어떤 사람의 체험을 말로 설명하든 하지 않든, 우리 자신의 헌신의 결과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실재를 우리 자신의 실재로 체험하는 것이다. 보살들의 얼굴, 수많은 손들, 행동에 담긴 특별한 능력과 용기와 지혜를 인식하게 된다.
부처님과 보살의 타력은 나의 자력이 되거나 나의 자력으로서 실현되는 것이다. 그 분들의 타력이 나의 자력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도가 바다를 표현하듯이 자력은 타력을 표현한다. 명확하게 구별하거나 홀로 활동할 수 있는 개체적 자아는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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