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19.01.02 + 작 성 자 : 관리자
+ 제     목 : 인간적 소통에는 말주변이나 사교성이 핵심이 아니다
+ 파일첨부 :

오늘 진료실에서 만난 화상 환자분이 드레싱 도중에 갑자기 "원장님은 혈액형이 뭣이예요?"하고 물었다. "A형인데요? 왜요?" 그러니까 너무 개방적으로 보여서 그냥 여쭤봤다고 말꼬리를 사리며, 자기는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말을 씩씩하게 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고 한다.

자기는 다른 사람들 앞에 서면 가슴이 뛰고 목소리가 떨려 피하게 된다고 한다. 나도 그랬지만, 그냥 만나는 사람들마다 "안녕하세요?"하고 먼저 인사를 함으로써 어색한 분위기를 스스로 바꿀 수 있었고, 일단 날씨나 계절 등 가벼운 화제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요?", "어떤 점이 신경 쓰이나요?" 등으로 일단 말문을 열면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방향으로 대화가 흐르게 하면 된다. 내가 긴장만 하지 않고 조급증만 내지 않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서두르지 말고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가벼운 잡담 등으로 먼저 친밀감을 쌓으면 어느 순간 저절로 본격적으로 개인적인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지금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요?", "어떤 점이 신경 쓰이나요?"라거나 취미나 전공 등 내가 잘 아는 방향으로 화제를 넓혀 나가는 것이 가장 쉽다. 언제나 내 이야기를 먼저 들려줌으로써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부담을 갖지 않게 해주는 배려가 마음을 여는데 중요한 방법이다.

진료실이나 만남의 현장 등 상대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해도 좋다. 먼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가족들과의 이야기 속에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경우들이 예상 외로 많다.

고향이나 학교 이야기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더없이 훌륭한 이야기 소재가 된다. 어느 지방 이야기가 나와도 웬만큼 맞장구 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상대가 고향 이야기를 시작하면 말을 멈추고 조용히 그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스스로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거기가 우리 이야기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말주변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는 어찌보면 언변이 유창하지도 않고, 오히려 어눌한 편이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경청의 힘을 실천하고 있다. 경청으로 상대에게 힘을 줄 수도 있고, 그런 능력은 카리스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냥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파악하고 그 내용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지 내 이야기를 전하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교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배려가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다음글 : 결과가 좋다고 수단이 정당화될까?
이전글 : [5귀절 반야심경2-7]반야(般若): 지혜를 얻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