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픈 사람들이 지금 현재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아무 조건 없이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지금 현재의 삶의 조건이나 환경에 대해서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병은 우리 삶의 상황을 이루는 일부다.
질병에도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는 이유다, 지금의 치유력이 나의 의식적인 현존을 통해 활성화되지 않는 한, 과거와 미래는 방해받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삶의 상황은 시간 속에서만 존재하고, 그런 밑바닥에는 더 깊고 본질적인 무언가가 있다.
그런 본질적인 무언가가 바로 나의 생명, 시간 개념이 없는 지금 현재 속의 나 자신이다. 지금 속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므로 병 또한 있을 수 없다. 누군가 나의 조건에 갖다 붙이는 이름표에 대한 믿음이 그 조건을 그 자리에 있게 만든다.
거기에 힘을 부여하면 일시적인 불균형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굳어진 현실처럼 보이게 되면서 병이 확고한 현실이 되고, 예전에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시간의 연속석을 가지게 된다. 이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병이라 이름표를 붙이지 않으면 증상 몇 개로 축소될 수 있다.
육체의 통증이나 허약함, 불편함, 기능장애 등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 그런 현상에 나 자신을 내맡기면 된다. 병이라는 관념에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하나가 되어 현재 순간 그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다.
고통도 현재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허용하며 깨달음을 위해 그것을 이용하면 된다. 내맡긴다고 해서 지금 있는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내가 변화될 때 내 세상이 변화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대상인 나를 바꾸어야 거울에 나타나는 모습이 바뀔 수 있다. 거울을 나무란다고 상황에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면 그런 사람의 상태가 정상적이 아니다.
나를 내맡기지 않는 상태에서 하는 모든 행동은 그 대상이 거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 대한 반격이다. 어떤 이미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정하게 대한다면 그것도 나에게 다정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병은 문제가 아니다. 자아의 마음에 지배받고 있는 나 자신이 문제인 것이다. 병이 나아가거나 불구가 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실망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불공평한 삶이라고 세상이나 나 자신을 탓할 필요도 없다. 그런 모든 것이 저항일 뿐이다.
중병을 앓고 있더라도 그것은 깨달음을 위해 이용할 수 있다. 질병으로부터 시간을 철수시키고, 그것에 과거나 미래를 부여하지 말고, 강한 현재의 존재, 현재 깨어있음 속으로 들어가는 기회로 삼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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